'배보다 배꼽이…' 범용 공인인증서로 선거인단 등록했더니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 2017.02.20 18:30

[the300][런치리포트-민주당 경선101: 선거인단 편]①-1. 서류 직접 내야 발급…보안 프로그램만 5개 설치

지난 16일 범용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인터넷 모집에 도전했다. 20일까지 기다리면 기존에 보유한 은행용 공인인증서를 통한 신청이 가능했지만 '얼리어답터' 기질이 발동했다.

범용공인인증서 발급이 우선이었다. 3~4개 가량의 범용인증서발급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증서 발급을 시도했다. 44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신상정보 입력을 위해 입력창을 누르자 어김없이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설치' 창이 떴다.

인내심을 갖고 설치한 뒤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를 입력하자 '서류제출방법'을 선택하라는 창이 떴다. 4400원의 수수료가 전부가 아니었다. 수수료 결제를 마치면 출력이 가능한 발급 신청서와 신분증 사본을 직접 접수기관에 제출해야 했다.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서류접수기관은 △한국정보인증 본사 △전국 기업은행 지점 △전국 우체국 지점 세 곳 이었다. 이 중 한 곳을 방문해 제출하면 신청 절차가 완료된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도 광장우체국'을 서류 제출 기관으로 선택하고 관련 서류를 출력해 우체국으로 향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4시5분, 우체국 금융 창구가 오후 4시30분 마감인 것을 고려하면 그 전에 도착해 발급이 가능하다. 도보 10분 정도 거리를 뛰다시피 해 창구에 신청서와 신분증을 제출하자 절차가 완료됐다. 우체국 문을 나서는 순간 인증서가 발급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다시 10분을 걸어 국회의사당으로 돌아와 발급된 인증서 다운로드를 시도했다. 어김없이 보안프로그램 설치 메시지가 떴다. 다시 인내하고 설치한 뒤 인증서를 발급받아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하는데 성공했다. 인증서 발급에만 총 25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본게임'에 돌입했다. 선거인단 모집 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와 실명인증을 마치자 또다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했다. 벌써 보안 프로그램 설치만 3번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 본인인증' 버튼을 누르자 이번엔 '공인인증서 보관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선거인단 등록을 했더니 보안프로그램을 선물로 줬다.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마친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ARS 투표방식을 선택하고 통신사를 선택해 문자메시지로 온 인증번호를 입력해 본인인증을 마치자 절차가 완료됐다. 전체 소요시간 30여분 가운데 범용인증서 발급시간이 25분, 정작 선거인단 신청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뿌듯하기는 했지만, 그냥 이틀 더 기다려서 은행 공용인증서를 이용해 했으면 훨씬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용 공인인증서의 경우 4400원의 발급 수수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은행이나 우체국을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매우 번거롭게 느껴졌다. 특히 틈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경우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은행 인증서를 통해 접수가 가능하지만, 그 전부터 범용인증서를 발급받아 신청한 선거인단의 열정에 '리스펙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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