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례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드디어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유가가 뛰어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죠. 그러나 유가상승 요소를 빼고 보더라도 뚜렷한 변화의 양상이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유가는 물론이고 식품과 심지어 주거비까지 제외한 지수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는 주거비의 비중이 워낙 높아서 진정한 의미의 인플레이션 동향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빼고 보는 겁니다.
제 나름대로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그런데 이 지수가 지난달 들어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한 달 사이에만 0.4% 가량 올랐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오르면 1년에 5% 가량 상승한다는 뜻이죠.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월간 상승속도입니다. 휘발유 가격이 뛰는 효과를 제거하고 보더라도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최근 석 달간의 월평균 상승률도 0.2%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연간 2%대 중간 정도 되는 인플레이션이 회복됐다는 계산이 됩니다.
이 정도 되면 연준이 매의 발톱을 세울 만도 하겠죠.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도 있습니다. 지난달 '근원-근원 인플레이션' 급등세 배경에는 자동차 가격이 0.9%나 급등한 영향도 컸거든요. 물론 경기가 좋고 수요가 강해서 자동차 가격도 올릴 수 있었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그 동안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들이 많았는데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가게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상품값을 좀 올려도 될 만한 환경이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죠. 물론 비로소 '안정'되어 가는 물가는 소비자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금리가 오를 거라는 뜻이니 역시 버거운 뉴스로 여겨질 분들도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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