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등장한 美 '진성(眞性)' 인플레 신호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7.02.21 08:21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법적 책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완전고용이고 또 하나는 물가안정이죠. 물가안정이라 함은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로 연준은 물론이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물가안정은 정반대였습니다. 모두 '물가가 너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에 혼신을 다해왔습니다. 금리를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까지 내리고 돈을 엄청나게 풀었던 것이죠.

그렇게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례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드디어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유가가 뛰어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죠. 그러나 유가상승 요소를 빼고 보더라도 뚜렷한 변화의 양상이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유가는 물론이고 식품과 심지어 주거비까지 제외한 지수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는 주거비의 비중이 워낙 높아서 진정한 의미의 인플레이션 동향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빼고 보는 겁니다.

제 나름대로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그런데 이 지수가 지난달 들어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한 달 사이에만 0.4% 가량 올랐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오르면 1년에 5% 가량 상승한다는 뜻이죠.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월간 상승속도입니다. 휘발유 가격이 뛰는 효과를 제거하고 보더라도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최근 석 달간의 월평균 상승률도 0.2%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연간 2%대 중간 정도 되는 인플레이션이 회복됐다는 계산이 됩니다.


이 정도 되면 연준이 매의 발톱을 세울 만도 하겠죠.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도 있습니다. 지난달 '근원-근원 인플레이션' 급등세 배경에는 자동차 가격이 0.9%나 급등한 영향도 컸거든요. 물론 경기가 좋고 수요가 강해서 자동차 가격도 올릴 수 있었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그 동안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들이 많았는데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가게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상품값을 좀 올려도 될 만한 환경이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죠. 물론 비로소 '안정'되어 가는 물가는 소비자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금리가 오를 거라는 뜻이니 역시 버거운 뉴스로 여겨질 분들도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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