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끌어올렸는데…" 엔저(低)로 일본 관광객 방한 '비상등'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2.17 05:44

원/엔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년 새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올라선 일본 관광객의 방한 유입에 비상등이 켜졌다. 15일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이 999.08원에 마감한 데 이어 16일 종가기준으로 2.89원 상승한 1001.97원으로 마감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2015년 방한 일본 관광객 180만 명을 지난해 230만 명으로 끌어올린 노력이 환율 비상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 따른 여행업계의 관광객 유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엔저로 일본을 여행한 한국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일본으로 향한 국내 여행객은 패키지 상품으로 10%, 개별여행상품으로 20% 이상 증가했다”며 “엔저가 계속될 경우 증가 폭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원/엔 환율 변동 폭에 따라 조사한 방한 일본 관광객 유입 현황을 보면, 일본 관광객은 2007년 ‘100엔당 789원’이었을 때 221만 명이 한국을 찾았고, 2008년 ‘100엔당 1070원’일 땐 235만 명이 찾아 소폭 늘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00엔당 1300원대’로 환율이 형성됐을 땐 302만 명(2009), 299만 명(2010), 329만 명(2011)으로 급증했다.

2012년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엔당 1410원’이 형성되면서 348만 명이 찾았다. 2013년과 2014년 환율이 각각 ‘100엔당 1123원’, ‘100엔당 996원’으로 달라지면서 일본 관광객 유입도 270만 명에서 223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2015년엔 100엔당 1040원 선에서 180만 명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산업의 단골손님이었던 일본 여행객을 다시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008년부터 남성보다 여성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최근 젊은 여성의 개별여행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20, 30대 여성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 확보에 집중한 것.

한국관광공사 김민정 국제관광전략본부 차장은 “빅데이터 조사를 통해 젊은 여성층에 어필하는 상품 31가지를 내놓은 ‘스몰 럭셔리’ 같은 콘텐츠와 지방 문화재 콘텐츠 등으로 고정 관광객의 재방문을 자극하는 데 주력했다”며 “환율을 뛰어넘는 유일한 해답은 콘텐츠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유 있는 콘텐츠 개발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일본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와 달리, 원화 환율에 특히 민감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해석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아라 국제관광정책연구실 박사는 “방한 일본 관광객은 재방문 관광 시장에서 70~80%를 차지할 만큼 자주 드나드는 곳으로 한국을 인식한다”며 “일본의 국내 지역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일본 국내나 한국이나 여행 경비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지난 10년간 관광객 유입 변화도 환율에 영향받기 쉬웠다며 “앞으로 3개월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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