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희정을 지지한다"

머니투데이 정리=김태은 기자 | 2017.02.17 05:52

[the300][런치리포트-오피니언 리더의 지지선언]②안희정

"내가 안희정을 지지하는 이유"/그래픽=이승현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난 60대의 투자회사 대표다. 투자회사에 오기 전에도 보수적인 조직에서 일했다. 주위 사람들도 모두 그렇다. 야당에 박수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나도 야당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누가 좀 괜찮은 것 같냐'는 질문에 에두르지 않고 '안희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지를 밝힌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진보에 대한 그의 정의였다. 그에게 ‘진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휴머니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안 지사는 저서 '안희정의 함께, 혁명'에서 "인류 역사에서 진보의 가치는 휴머니즘뿐이란 것을 깨달았다"며 "인간에 대한 사랑이 모든 진보주의자들과 혁명가들의 영원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썼다. 진보의 가치를 휴머니즘이라고 말하는 안 지사를 보면서 다른 야당 정치인들과는 다른,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을 느꼈다.

최근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논란 때 안 지사는 차별화된 발언을 했다. 야당 정치인들이 박근혜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며 재협상을 주장할 때 안 지사는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욕 받은 인격과 인생을 갈음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월권"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를 먼저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포퓰리즘적 정치인과 안 지사의 차이는 더 뚜렷하다. 안 지사는 '충청대망론'의 열망을 받는 충청 지역 정치인이면서도 지역주의 혜택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는 "충청대망론이라는 것은 새로운 통합과 미래를 향한 지도자를 너무 지역에 가둬놓는 어법"이라면서 충청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한다. 젊은 정치인이 지역주의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뛰어넘겠다고 선언한 용기는 크게 평가할 만하다.


탄핵정국 당시 정치인들이 광장의 촛불에 편승할 때 "대중의 분노로 작두를 타면 공포의 시대가 온다"고 한 안 지사의 발언도 놀라웠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믿고 국정을 맡길 수 있는, 책임감있는 국가지도자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안 지사에게 기대되는 것은 경제 모델의 패러다임 변화다. 그는 국가가 경제 성장을 주도해나가는 '박정희식 경제모델'을 벗어나 시장과 민간 부문의 자율성을 키우는 경제모델을 강조한다. 박정희 대통령 이래 역대 모든 정부에서 정부 주도의 패러다임을 끊지 못했다. 그 결과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았음에도 정부의 규제 때문에 기업도, 개인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보수정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규제에 의한 정부 개입은 더욱 심화됐다. 다음 정부에서 이 같은 규제들을 걷어내고 정부 대신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모델을 만들어내면 우리나라가 충분히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안 지사가 비록 경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경제를 바라보는 지도자의 철학과 소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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