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몸이 간지럽다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 2017.02.16 10:21

<244> ‘겨울나무’ 장광우 (독자)

편집자주 |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소중한 것들에게는 순정함이 있다. 원하면 금세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덜한 것은 기다림의 순정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 눈꽃 속에서 생명이 자라 가지가 되고 잎이 될 때의 경이로움이란 겨울이라는 불모의 긴긴 시간을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정월 보름이 지나고 나면 겨울이 길다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김장 김치는 맛이 덜하며 봄동이 입맛을 돋우는 시기이다. 저 가지 끝의 촉수들이 허공의 어디쯤을 향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봄은 오고 있듯, 내 마음도 봄의 어디쯤을 향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며 기어이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 부쩍 온몸이 간지럽다. 이렇듯 간지러운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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