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직전 김정남 "누군가 뭔가로 얼굴을 문질렀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2.15 09:20

어지러움 호소하며 공항직원에 도움 요청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됐다. 사진은 김정남이 지난 2010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당시 공개된 모습. 2017.02.14. (사진= 중앙일보 제공) /사진=뉴시스
"누군가 뭔가로 내 얼굴을 문질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 10시에 떠나는 마카오행 비행기의 탑승이 막 시작될 무렵 한 남성이 접수대에 다가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이가 알 수 없는 물체로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고 했다.

공항 직원들은 곧장 이 승객을 공항 내 진료소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인근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해 서둘러 환자를 구급차에 태웠지만 그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뒀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됐다. 말레이시아 유력 매체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14일 현지 경찰 범죄조사국(CID)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김정남의 행적을 이같이 전했다.

김정남은 당시 혼자였다고 한다.

당초 보도로는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 괴한에 의해 독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침을 사용했다거나 스프레이를 썼다는 등의 보도도 나왔지만 현지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남이 액체를 적신 천으로 얼굴을 공격당했고 눈에 화상을 입고 공항 직원들에게 구조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NST가 인용한 현지 경찰 고위 관리는 부검을 해봐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현재로서는 김정남의 사인을 '급사'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전 위원장과 그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 태어났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1980년 스위스에 유학하며 제네바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지만 2001년 일본 밀입국 추방사건 이후 김정일 전 위원장의 눈 밖에 났다. 2001년 5월 아들과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 나리타공항에 밀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다. 이후 그는 중국, 마카오 등지를 떠돌며 유랑생활을 해왔다.

김정남 피살은 김정은의 직접 지시 하에 북한의 정찰총국 등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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