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전단계 '북극성2형' 성공 과시…美 상대 '몸값올리기'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7.02.13 17:42

[the300]美 본토 타격가능 '레드라인' 피해 수위조절…"탐색전 마친 北 본격도발 신호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12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사진=뉴시스



북한이 13일 "우리식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인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전날 미사일 도발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국의 강대한 힘을 더해주는 위력한 핵공격수단이 또하나 탄생했다. 이제 우리 인민군대는 수중과 지상 임의의 공간에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신속하게 전략적 임무를 수행할수 있게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이 새로 개발한 이동식 발사차량(TEL)과 미사일이 발사관에서 솟아오르는 모습 등 미사일 발사 단계별 사진 30여장도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등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신형 고체추진 중장거리 미사일(IRBM)'으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호의 개량형으로 판단된다.

이번 도발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지대지 IRBM의 첫 번째 시험발사라는 의미를 갖는다.특히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게 주목할 부분이다. 액체연료는 주입에만 2~3시간이 걸린다. 반면 고체연료는 주입이 필요 없고 장착 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정찰위성에 사진 탐지되기도 어려워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고체엔진을 사용하면 은밀성, 신속성이 보장되고 여러 장소에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위협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북극성-2형'에 2단 추진체를 결합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북한은 올초부터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기술이 완성단계라고 수차례 주장해왔는데 직접적인 ICBM 시험발사에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테스트용' 무력시위를 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레드라인(위험수위)을 넘는 도발이 아니라 수위조절을 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간 기싸움 차원에서 북한문제의 중요도를 미국의 시급한 문제, 우선순위로 만들려는 몸값 올리기, 협상과 대화로 이끌려는 전략적 차원의 도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역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시험하기 위한 제한된 무력시위"라며 "한미 키리졸브훈련을 목전에 두고 미 항공모함 전단 등 전략자산의 전진배치에 부담을 주는 한편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내는 결속 차원의 도발"이라고 봤다.

한편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이행기와 우리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탄핵정국이 있었던 지난 4개월 공백기를 깬 것으로, 미 신행정부에 대한 탐색전을 마친 북한의 본격적인 도발의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의 도발의지를 보여주고 필요한 단계에서 (ICBM) 도발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는 오는 3월과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을 전후해 북한의 연쇄 도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용현 교수는 "국제사회에 북한의 군사적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한국 내부 정치 일정을 의식하지 않고 가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당장 핵실험이나 ICBM 발사보다는 무수단급, SLBM 수준에서 올 상반기에 간헐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북한이 올 초부터 ICBM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3~4월쯤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같은 도발에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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