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 '2탄' 예고…'불체자' 수백명 구금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2.11 16:44

(종합)대법원 소송 대신 새 행정명령 발동 가닥… 트럼프, '극단적' 입국심사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을 둘러싼 대법원 소송 대신 새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이민당국은 이미 주요 도시에서 불법이민자에 대한 단속에 나서 수백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새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상의 이유로 속도를 내야 한다"며 오는 13일이나 14일에 새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시리아, 이란, 이라크 등 7개 이슬람 국가 국적자의 입국을 90일 이상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이 미국 전역에 대한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연방항소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항소법원은 지난 9일 재판관 3명의 만장일치로 워싱턴 연방지법의 집행정지 결정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까지 가는 장기 소송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항소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면서도 "불행한 건 (이기기까지) 법이 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 행정명령 발동을 비롯해 여러가지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관리도 이날 백악관은 반이민 행정명령 소송전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계획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의 대법원 소송을 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장기화할 게 뻔한 소송이 반이민 행정명령의 실효성과 명분에 오히려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오랜 소송으로 반이민 행정명령이 집행정지 상태에 있으면 반이민 행정명령이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거센 반발여론 속에 항소법원이 만장일치로 집행정지 결정을 인용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소송 추진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안보를 위한 새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며 입국 심사 강도를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 행정명령에서 입국 금지 대상에서 7개 이슬람 국가 출신 가운데 합법적인 미국 영주권자를 제외하는 대신 트럼프의 말대로 입국 심사를 극단적으로 강화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트럼프의 새 행정명령 역시 거센 반발을 자극해 소송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NBC뉴스가 인용한 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지법을 상대로 행정명령을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 행정명령에서 입국 금지 조치의 표적으로 7개국을 꼽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의 집행정지 결정과 별도로 이미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텍사스주 애틀란타와 오스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 등지에서 수백명의 불법 이민자가 단속에 걸려 구금됐다며 대다수가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