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룰로 FRB 이사 4월 사임… 트럼프 FRB 장악 순풍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2.11 15:21

(종합)월가 규제 선봉장 사임 FRB 이사 3명 공석… "트럼프, 금융규제 완화 가속 기회"

대니얼 타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사진=블룸버그
대니얼 타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가 오는 4월 초 사임하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융완화 및 FRB 장악 행보에 속도가 붙게 됐다.

◇금융규제 선봉 타룰로 "4월 사임"…월가 환호
타룰로 이사는 10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FRB 의장에게 보낸 2줄짜리 서한에서 4월5일자로, 또는 4월5일께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행보다. 타룰로 이사가 FRB에서 사실상 월가 규제 사령탑을 맡아온 만큼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타룰로 이사의 임기는 원래 2022년까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타룰로 이사를 잘 아는 인사들의 말을 빌려 그가 최근 일을 버거워했다고 전했다. 타룰로 이사의 사임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마련한 금융규제 강화법인 도드프랭크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지 딱 1주일 만에 나왔다. NYT는 몇몇 민주당 인사들이 타룰로 이사의 잔류를 촉구했지만 본인을 납득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타룰로 이사는 도드프랭크법으로 강화된 월가 대형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주도했다. 민주당 진영에선 그를 '금융개혁의 영웅'으로 평가해왔다. 도드프랭크법은 FRB 내에 월가 규제를 전담할 부의장 자리를 만들도록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끝내 이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 FRB 이사가 된 타룰로 위원장이 비공식적으로 이 역할을 수행해왔다.


타룰로 이사의 사임 발표에 월가 대형은행들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타룰로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지 30분 만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의 주가가 1% 가까이 급등했다.

◇트럼프엔 FRB 장악 '기회'…월가 구제 네이슨 후임 부상
타룰로 이사가 물러나기로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규제 완화는 물론 FRB 인적쇄신에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당장 타룰로 이사의 사임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메울 FRB 이사 자리는 전체 7석 가운데 3석으로 늘어난다. 공석을 채우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세지면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의 자리 보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옐런 의장은 재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이 통화완화정책으로 오바마 정권에 봉사했다고 비판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타룰로 이사의 사임이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하지 않고 직접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대치국면에 있는 의회에서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하려면 FRB 같은 규제당국을 장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아직 타룰로의 후임으로 누굴 세울지 언급한 적이 없다. WSJ와 NYT는 다만 소식통들의 말을 빌려 제너럴일렉트릭(GE) 금융 자회사인 GE에너지파이낸셜서비스의 데이비드 네이슨 CEO(최고경영자)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네이슨은 금융위기 때 헨리 폴슨 당시 재무장관 아래서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전략을 짠 인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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