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중소형주 펀드 35개 가운데 29개가 삼성전자를 편입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를 편입한 펀드가 10개 가량에 불과했지만 7~8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발표, 사상최고가 경신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해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중소형주 펀드가 오히려 늘어났다.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는 순자산대비 삼성전자 비중이 13.87%로 가장 높다. 이 펀드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 비중을 12.96%로 높게 담은 후 꾸준히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 펀드도 8월에 5.64%를 편입한 후 11월에는 9.2%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IBK중소형주 펀드는 11월에 한꺼번에 6.16%를 담았다.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운용규모가 큰 삼성중소형FOCUS 1 펀드도 삼성전자 비중이 지난해 초 2~3%대에서 현재는 5.75%로 늘었다.
삼성중소형FOCUS 1 펀드를 운용하는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실적,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정책 측면 등에서 모두 긍정적"이라며 "국내 증시 역시 지난해 정치적 이슈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지난 만큼 박스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주도 과도하게 빠진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소형주 펀드의 대형주 편입비중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6월 중소형주 펀드의 대형주 편입비중은 평균 20.30%를 기록했지만 11월에는 24.99%로 4.69%포인트 뛰었다. 특히 현대인베스트먼트중소형배당주 펀드, KTB리틀빅스타 펀드의 경우 대형주 비중이 순자산대비 51%로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주 펀드들의 대형주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반 펀드와 차별성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 펀드'가 법상 용어가 아니라 운용사가 임의로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설정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소형주 펀드가 대형주 비중을 높이게 되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분산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만큼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중소형주 최소 편입 비중 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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