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꽃가마 믿지 말라, 꽃방석 없다" 30분만에 반기문 '불출마'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17.02.01 18:07

[the300]심 대표, 정의당 방문한 潘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오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언 직전 만난 인물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였다. 심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하고 "꽃가마 대령하겠다는 사람 믿지 말라"고도 한 사실이 불출마 선언 이후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국회를 찾아 심 대표를 예방했다. 오전에 새누리당, 바른정당 지도부와 만남을 가진 것의 연장선이었다.

이날 심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고생 많으시다"고 하면서도 "정치적 선택은 자유지만 아마 국민들도 저처럼 (반 전 총장에게) 안타까움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저는 아직 늦지 않았다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화가 전해진 지 30분도 지나지 않은 오후 3시30분, 반 전 총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심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랑 만나고 헤어지자마자 불출마 회견을 하셔서 당혹스럽다"면서도 "반 전 총장 개인과 국민을 위해서도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 짧은 정치경험에 비추어 '꽃가마 대령하겠다는 사람 절대 믿지 마시라. 외람된 말씀이지만, 총장님을 위한 꽃방석은 마련돼 있지 않다. 총장님이 스스로 확신을 갖는 만큼 중심을 잡으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을 때, '요즘 절감하고 있다'고 낮은 목소리로 답하셨다"고 소개했다.


심 대표는 "일단 푹 쉬시라"며 "북핵, 미중갈등 등 급변하는 외교 안보상황에 경륜을 보태주시길 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선 예방 자리에서 심 대표는 "보도를 통해 촛불민심이 많이 변질됐다고 말씀하신 걸 접하고 깜짝 놀랐다"며 "혹시 정규재TV를 보시고 그런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촛불 민심은 국민들이 좌절을 표출한 것이라 생각했다"며 "TV에서 다른 사안들이 게재되는 걸 보고 약간 변질된 것 같다는 우려를 표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광화문에 직접 나가 촛불민심을 살펴보면 좋겠다"고 제안한 데 이어 전날 반 전 총장이 발표한 '개헌추진협의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 대표는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구성돼 여야 할 것 없이 최소한의 합의가 있었다"며 "그런데 전에 말씀하신 걸 들어보면 그런 것이 전혀 반영이 안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1987년 제도 하에서 어떤 대통령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며 "정권 교체만 하면 잘 안 되니 그릇을 잘 만들어놓자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저도 15년 정치했는데 정치가 짧은 시일 내에 (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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