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 문재인 대세론에 과연 호재일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7.02.01 17:44

[the300]보수 몰락에 野-野 구도, 문재인 '반사이익' 줄면 세대대결 가능성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열린 국민성장 주최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성장의 활주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정권교체를 한다면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해 기술혁명과 제도혁명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7.2.1/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선 대세론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도 고개를 든다.

70대인 반 전 총장의 중도포기로 60대인 문 전 대표가 대선주자중 '최고령'이 됐고, 다른 50대 후보들이 세대교체론을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몰락으로 전통적인 여-야 대결이 아니라 야-야 대결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에서다.


1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재인 대세론'은 적어도 여야 구도에서 반기문이란 고비를 넘었다. 현재 상태에서 문재인-반기문의 대선 양자구도라면 문 전 대표의 승리가 유력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결코 허술하진 않다. 20~30대 젊은층의 문 전 대표 선호가 확고하다. 지역적으로도 영호남의 동반 지지가 나타난다.

야-야 구도로 보면 다르다. 보수 진영이 몰락 위기다. 여권 후보 중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지지율을 보인 사람은 반 전 총장밖에 없다. 그만큼 기존 여권 후보들은 지리멸렬했다. 여기서 반기문 전 총장까지 사라지면 야권 내부에서 정권교체의 주도권을 두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

당장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야권의 양자 구도를 이룬다. 당내 경선에서 1명만 살아남겠지만 문재인-안희정, 문재인-이재명의 대결구도 역시 유효하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등 현 정부와 대비되며 정권교체의 아이콘 지위를 누려 왔다. 반 전 총장은 대체로 여권 측 후보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문-반' 대결이 아니라 '문-안(안희정) 또는 '문-안(안철수)'의 대결에선 '문재인'과 '정권교체'의 등식이 지속되기 어렵다. 정권교체가 확실시된다면 유권자는 정권교체 자체보다 '더 나은' 정권교체를 바랄 수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은 층 유권자들의 인지도, 선호도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엔 과거 대선을 움직여온 노인층보다 2030세대의 결정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줄곧 "이번 대선은 안철수-문재인의 대결"이라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지지층 '파이'가 당장 커지지 않는 것도 반기문 불출마의 한 측면이다. 반기문 지지자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인 층은 안철수 전 대표, 중도 또는 진보적 지지층은 안희정 지사에게 일부 옮겨갈 수 있다. 단순 비교하면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이탈'로 흡수할 지지층이 넓지 않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은 자생적이기보다는 반사적이었다"며 "문재인 대세론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문 전 대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등은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과 동시대 인물이고 변화 이미지를 주는 쪽은 안희정 지사, 안철수 전 대표, 이재명 시장"이라며 "대세론이 아니라 세대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지역, 이념, 세대기반을 다 가져야 지지율 3종 세트가 확보되는 셈"이라며 "반 전 총장은 60대 이상이라는 세대는 가져왔지만 이념으로 보수층, 지역으로 충청이란 '집토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각 당과 남은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에 대해 "황교안 대행이 움직이기 전까지 바른정당이 어떻게 대안적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릴 것"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크게 좋을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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