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 현실화…현대·기아차 위기이자 기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01.31 06:30

멕시코 국경세 가능성↑...기아차, 멕시코 공장 거점 중남미 공략 전략, 러시아 제재 완화는 기회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발 빠른 공약 이행으로 멕시코 국경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유연하게 대응함과 동시에 신흥국 시장에서 해결책을 찾는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용 마련과 관련해 멕시코산 제품에 최대 2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경장벽 논란으로 멕시코의 니에토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NAFTA(북미자유무역 협정) 재협상,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등 트럼프 대통령이 발 빠르게 공약 이행에 나서면서 현대·기아차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현대·기아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방침으로 경영 압박이 거셀 질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중이다.

현재 멕시코에는 19개의 완성차 기업과 300여개의 1차 협력사들이 활동 중이다. 연간 340만대(2015년 기준)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 중 80% 가량이 북미로 수출된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을 준공한 기아차는 올해 25만대를 시작으로 내년 40만대까지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모든 자동차 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기아차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멕시코 자동차 생산량에서 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오히려 경쟁업체에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당장 미국 수출량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함께 진출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기아차는 올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프라이드'를 미국 시장에서 적극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과 우려를 알고 있다"며 "정책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단계별·시나리오별 컨티전스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계획 중 하나가 멕시코 공장을 활용한 중남미 신흥국 점유율 확대다. 한 부사장은 "멕시코 공장에서 신규 생산되는 ‘프라이드’ 후속 모델을 멕시코와 주변국에 공급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출에 관세가 부과되면 중남미로 수출을 다각화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미·영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제재 해제를 언급하는 등 친러시아 공약 이행 조짐을 보이는 것은 현대·기아차에게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점유율은 20.7%에 달하는데, 러시아 경제제재 완화는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에 유가와 원자재가 타격을 덜 입는 것도 현대·기아차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제 회복으로 극도로 부진했던 신흥국 수요가 개선될 수 있어서다. 기아차가 중남미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신흥국의 환율 강세는 수익성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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