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엿보기]금융안정국, 3대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하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01.30 09:49

올해부터 연 4회 금융안정점검회의 주도, 통화정책 여력 축소된 상황에서 역할론 부각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동훈 기자
그동안 한국은행 양대 핵심 부서는 통화정책국과 조사국으로 통했다. 고위직에 오르는 필수 코스였다. 외부 인사를 제외한 전임 총재, 부총재 대부분은 적어도 두 부서 중 한 곳을 거쳤다.

현 이주열 총재도 40년 재직기간 대부분을 통화정책국과 조사국 통합부서 성격인 조사부에서 보냈다. 장병화 부총재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조사국은 국내외 경제전망 및 분석을 담당하며, 통화정책국은 이를 기반으로 기준금리 결정 논거를 만든다. 통화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한은을 대표하는 부서로 인식됐다.

올해부터 이런 기류에 점차 변화가 감지된다. 금융안정국이 한은의 새로운 핵심 부서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부터 기준금리 결정 횟수가 연 8회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올해 3·6·9·12월에는 별도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6주마다 한 번씩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것에 보조를 맞춘 셈이다.

4회 축소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의 빈자리는 ‘거시 금융안정점검회의’로 대체된다.

이 자리에서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원들은 국내 가계·기업부채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숙의한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금리인상 이후 금융시장 동향과 자본유출 가능성,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상환 리스크 등이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회의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은 2주 뒤 의사록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은은 필요할 경우 지금처럼 총재가 당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회의 내용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안정국은 올해부터 통화정책국을 대신해 연간 4회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연 2회(6월, 12월) 국회에 제출하는 ‘금융안정보고서’ 작성 업무도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안정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얼마남지 않은 한은 통화정책 여력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 부임 후 경기부양을 위해 다섯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선택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는 200조원 이상 불어났다. 잔액으로는 13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미국 추가 금리인상이 예견돼 추가 금리인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 횟수가 줄면서 별도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안정점검회의가 시장과 소통의 연결고리 역할도 해야한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새해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 금융안정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가계부채 급증세 완화, 취약계층 채무불이행 위험 등과 관련해 정부와 감독당국에 분석결과를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에 있어서도 금융안정국이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한은에서 조사국, 통화정책국과 함께 금융안정국이 3대 핵심 부서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입 조사역들 사이에서도 선호 부서로 물망에 오르는 분위기다.

현재 금융안정국 구성원은 80명 정도다. 100명이 넘는 경제통계국, 조사국보다 다소 적지만 국제국과 함께 단일 부서로는 3~4번째로 인력이 많다. 향후 업무 범위가 확대될 경우 내부 조직정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부터 금융안정국 역할이 확대되면서 조직 내부적으로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