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성, 간성(intersex·間性) 고백한 톱모델 '한느 가비 오딜르'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 2017.01.25 16:35
본인이 간성(intersex)임을 밝힌 톱모델 한느 가비 오딜르./사진=BBC캡처.
세계적 탑 모델 한느 가비 오딜르(29)가 본인이 '간성'임을 밝혔다.

간성(間性, intersex)은 양성의 특징을 모두 지닌 성으로 '제 3의 성'으로 불린다. 간성은 완전한 여성이나 완전한 남성의 전형적인 신체·생식기 등을 가지지 않고 두 성별의 특징을 '모두' 가지거나 그 '중간적' 성질과 형태를 띤다.
오딜르는 지드래곤과 한국 보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사진=블로그 캡처.
벨기에 출신 오딜르는 하이 패션 모델로는 물론 스트릿 패션으로도 유명한 톱모델이다. 2015년 1월엔 가수 지드래곤과 한국 보그 표지를 함께 장식했을 정도로 한국에도 팬이 많다.

BBC는 24일(현지시간) 오딜르가 USA투데이에서 본인이 간성으로 살아온 인생을 털어놓은 내용을 보도했다.

오딜르는 “이 시대에 간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금기시 되는 것을 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간성임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드로겐 무감성 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AIS)으로 태어났다. 이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안드로겐 수용기가 기능하지 못하는 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을 지닌 유전적 남성 태아는 여성 외부 생식기가 발달한 채 태어난다.

오딜르는 10세 때 의사가 몸 속의 남성성기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해 제거 수술을 받았고, 18세 때는 여성 성기 재건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난 일련의 수술들을 통해 많은 고통을 받았다. 혹 불필요한 수술이라면 굳이 아이들에게 수술을 시키지 말라고 부모들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딜르는 모델스닷컴이 꼽은 industry icons 중 한명이다./사진=모델스닷컴.
남편이자 모델 존 스위어텍도 “간성 아이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비밀을 털어놓은 아내에게 감명받았다.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간성은 생각보다 흔하다. UN에 따르면 간성 인구는 세계의 1.7%에 이른다. 즉 1000명중 17명은 통계적으로 간성이다.

세계에서 빨간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인구가 1-2%라는 것을 생각하면, 간성 인구는 꽤나 많은 수치여서 간성에 대한 인식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뉴질랜드 등의 국가들은 성을 표기하지 않은 여권을 발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연방법원에서는 미 국무부에 "중성 여권을 발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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