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공동연구법인, 기술상용화 '윤활유'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7.01.31 03:00

미래부·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연내 4곳 신규 설립…기존 10곳은 내실 다지기


# 전북기술지주회사와 건설설비업체인 씨엠디기술단이 2013년 세운 조인트벤처 지안산업은 산업체 부산물로 2차 환경오염이 없는 고성능 지반 건설 재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시멘트 및 생석회의 사용량을 최대로 줄여 환경보존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 기술이다. 설립 3년 만에 매출이 발생한 지안사업은 정부지원사업을 조기 졸업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올해는 기존 지반보강공법 전문건설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개발제품 수급에 나선다.

# 2012년 설립된 의료기기업체 인지바이오는 응급실과 같은 의료현장에서 신속하게 질병 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소형 측정기기 ‘POC(Point-of-care)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화학발광 기반의 고감도 측면흐름 센서와 측정기술 플랫폼을 통해 기존 POC 진단제품의 문제로 지적됐던 측정감도, 다중측정능, 측정시료양, 측정시간 등을 개선했다. 한 번의 시료 주입으로 신호 증폭이 가능한 고감도 면역진단 센서로 심근경색,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심혈관 질환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다.

지안산업과 인지바이오의 공통분모는 ‘산·학·연 공동연구법인’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은 간단히 말해 산·학·연이 합작해 설립부터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연구개발전문기업이다.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기술을 제공하고, 기업은 자본을 투자해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인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이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은 현재 지안산업, 인지바이오를 포함 △아이씨엠(연세대기술지주회사 연구법인) △이노컴텍(충남대 연구법인) △탑앤씨(한밭대학교기술지주회사 연구법인) △쓰리디아이즈(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연구법인) △커넥슨(울산과학기술원 연구법인) △큐바이오센스(광주과학기술원 연구법인) △윈프레딕트(서울대학교 연구법인) △이신테크놀로지(충남대학교 연구법인) 등 총 10개사가 운영되고 있다.

미래부는 올해 산·학·연 공동연구법인 4개사를 신규로 설립할 계획이다. 또 기존 10개 법인은 해외마케팅 지원, 정보교류회 등을 통해 내실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산·학·연공동연구법인의 초기 운영비, 법인이 보유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후속 R&BD(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비용의 일부를 최대 5년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는 대다수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신시장 진출 및 창출에 통상적으로 3~4년 이상 중장기 투자 부담이 발생한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측은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이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각자도생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기술 생산자인 연구진과 기술의 수요자인 기업간의 시각차를 좁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의 또다른 장점은 기업 운영 시 겪게 되는 다양한 위협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이를테면 기업 설립 시 참여 지분에 따라 지식재산권(IP) 성과 배분을 명확하게 하기 때문에 종전 공동연구 상용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내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조용범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은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은 기업, 대학, 출연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초·원천기술에 시장 기반의 성장역량을 결집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실용화 모델”이라며 “기업 설립부터 성장까지 최대한 빨리 도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공공 연구성과의 활용에 있어 초기 시장 진입 모델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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