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식품업계 단종제품 '화려한 부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7.01.25 04:45

보해양조 23도 프리미엄 소주 '보해골드 10년만에 재출시…농심 부대찌개면, 오리온 구운김맛 과자도

김아라(32)씨는 최근 편의점에 갔다가 반가운 빨간 캔 콜라를 발견했다. 1998년 광복절, ‘콜라 독립’을 선언하며 출시됐던 ‘815 콜라’가 그 이름 그대로 편의점 매대에 자리하고 있었다. 김씨는 “중학교 때 먹던 콜라를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기존 콜라들보다 덜 달고 탄산은 강해서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추억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단종 제품들에 새 옷을 입혀 출시한 ‘추억팔이’ 제품들이 잇따라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높은 경제성장률과 정겨웠던 동네 풍경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에게 추억을, 10~20대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보해양조의 보해골드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2007년 단종됐던 '보해골드'를 지난 19일 재출시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 출시하자마자 전남·광주 지역 700여곳 업소에 전량 납품됐다. 소비자들이 월평균 30건 이상 재판매 요청글을 올린 덕분이다.

보해골드는 희석식 소주의 고급화를 이끈 제품으로, 100% 쌀보리 곡물주정에 전남 보성녹차를 첨가했다. 도수는 23도다. 지금이야 16.5도 소주가 보편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대세는 20도를 훨씬 웃도는 독한 술이었기에 보해골드는 대학생들 사이에 순한 프리미엄 소주로 인식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한창 잘 나가던 1997년 당시 보해골드의 광주전남 지역 소주 점유율은 90%, 매출액은 500억여원에 달했다.

보해양조는 이번 제품을 텃밭인 광주·전남 위주로 판매한 뒤, 업주 신청여부에 따라 수도권으로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보해양조의 대표 제품으로 보해골드를 떠올리는 고객들이 많다"며 "프리미엄 소주 시대가 다시 돌아온 만큼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식품 815콜라,사이다
하이트진로가 출격 준비를 마친 증류소주 '참나무통맑은이슬' 역시 1996년 출시돼 큰 인기를 얻었던 제품이다. 출시 후 6개월만에 500억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이듬해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단종됐다. 다만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브랜드 선점을 위해 상표와 라벨을 등록하는 등 출시준비만 마쳤다"며 "출시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외산 콜라'에 빼앗긴 국내 콜라 시장을 되찾겠다고 호기롭게 외쳤던 '815콜라'는 지난해 여름 되살아났다. '815콜라'는 1998년 출시돼 이듬해 시장 점유율 13.7%, 매출액 약 500억원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제조사가 부도나면서 판매가 중지됐다. 19년 전 콜라독립을 꿈꿨던 '815콜라'는 '2015년 웅진식품이 상표권을 가진 동부팜가야를 합병하면서 올해 콜라와 사이다 두 종류로 재출시됐다.

왼쪽부터 농심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오리온 '포카칩 구운김맛'
최근 라면시장 내 한식열풍을 이끄는 농심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이하 부대찌개면)' 역시 2011년 단종됐던 제품이 소비자의 요청으로 부활한 사례다. 부대찌개면은 지난 8월 출시 후 12월까지 5개월 간 누적매출 350억원을 달성했다. 월평균 매출이 70억원 가량으로, 이는 전체 라면 매출 상위 5~10위권에 드는 성적이다. 이밖에 오리온이 2003년 '포카칩 알싸한 김맛'을 지난해 '포카칩 구운김맛'으로 되살리기도 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출시돼 6주만에 2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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