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탈퇴' 트럼프, 다음은 'NAFTA 재협상'…관전포인트는?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1.24 08:41

트럼프, TPP 탈퇴 행정명령 서명 무역협정 흔들기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정 흔들기에 본격 착수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곧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나설 태세다. 재협상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반영되지 않으면 탈퇴도 불사한다는 게 트럼프의 방침이다. 미국의 이탈은 곧 NAFTA의 붕괴를 의미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이 벼르는 NAFTA 재협상이 세계 무역질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5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경제적 파장 일파만파
NAFT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참여로 1994년 1월 발효됐다. 북미지역 공급망의 토대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교역액은 연간 1조달러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1~11월 미국과 전 세계의 교역액 가운데 30%에 해당한다. 미국과 중국 교역액의 2배, 미국과 영국 교역액의 10배에 달한다.

미국의 NAFTA 탈퇴는 미국 기업에 직격탄이 아닐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은 NAFTA 체제 아래 지난 20여년간 멕시코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NAFTA 체제가 붕괴하면 이를 모두 거둬들여야 한다. 이는 멕시코의 저가 노동력을 잃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멕시코를 북미시장 생산거점으로 삼은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적극 지지한 블루칼라 백인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CAR)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의 전체 수출에서 캐나다,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한다.

◇'업데이트' 필요성엔 공감대
NAFTA가 발효된 지 20년이 넘은 만큼 협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은 벌써부터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08년 대선에서 NAFTA의 노동, 환경 기준을 높이기 위한 재협상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이를 실현시켰다는 입장이다.

FT는 트럼프가 TPP 탈퇴를 공식화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NAFTA 재협상의 토대를 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도 지난주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TPP가 NAFTA 재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경세' 부과 어려울 듯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35%의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와 일본 토요타 등 여러 기업이 이미 멕시코 투자 계획을 철회·축소하거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대기업 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FT는 그러나 국경세를 물리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당장 NAFTA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므누신 지명자도 상원 청문회에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공화당도 국경세를 반기지 않는다. 특히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미 새로운 관세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컬 CEO도 이날 백악관 회동에서 트럼프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가가치세, 원산지 규정 등 초점
트럼프 대통령은 NAFTA 재협상에 약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협상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부가가치세, 분쟁조정시스템, 원산지 규정 등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지난해 낸 문건에서 멕시코와 교역에서 부가가치세를 문제로 지목했다. 미국 제품이 멕시코로 수출되면 부가가치세가 붙지만 반대의 경우엔 부가가치세 붙지 않아 미국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NAFTA 발효 이후 멕시코의 부가가치세율이 10%에서 16%로 높아졌다며 미국 제조업체들의 멕시코 이전으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또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역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 등 역외 경쟁국을 견제할 전망이다.

◇'직격탄' 멕시코 TPP로 기우나
NAFTA 재협상에서 가장 취약한 나라는 멕시코다. NAFTA는 원래 1987년 미국과 캐나다의 양자무역협정에서 태동했다. 캐나다는 여전히 미국에 멕시코보다 큰 수출시장이다. 게다가 미국은 캐나다와 교역에서 흑자를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NAFTA 체제가 붕괴하는 최악의 경우 멕시코만 떨어져 나갈 뿐 미국과 캐나다의 양자무역체제는 굳건하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의 TPP 탙퇴 선언에 맞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겠다며 TPP 가입국들과 개별 양자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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