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위 SK, 4위 LG 반도체 재료 '실트론'을 품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임동욱 기자 | 2017.01.23 19:27

6200억원 들여 지분 51% 확보, SK의 반도체 수직 계열화 완성 작업 일환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LG실트론 지분 51%(3418만1410주) 를 62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미래 신성장분야로 선정한 반도체 사업에서 확장을 추진해 본격적인 반도체 수직계열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SK주식회사(사장 장동현)는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LG그룹 지주사인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LG실트론의 대주주인 ㈜LG도 이사회를 열고, 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원판(웨이퍼).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웨이퍼 원판을 LG실트론 등에서 조달해 반도체 제조공정을 거쳐 칩을 생산해왔다./사진제공=SK하이닉스.
㈜SK와 ㈜LG는 이사회 결의 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필요 절차를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K가 인수한 LG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판매한다. 300mm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14%로 세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의 신에츠와 섬코, 독일 실트로닉스 등 소수 기업만이 제조기술을 보유해 기술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최근 인공지능 등 ICT 혁신에 따른 반도체 미세화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SK는 이번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한 SK는 사업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로 인수 후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4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일 공급업체인 LG실트론이 해외업체가 아닌 국내 대기업에 인수돼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안정적 소재 구매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며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 관계자는 “주력사업 및 신성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실리콘 웨이퍼 사업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이번 선제적인 지분 매각으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 재원을 확충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이번 지분 매각에 있어 LG실트론 직원의 고용 안정성과 시너지 효과 등 사업의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K㈜를 최종인수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양사는 계약을 통해 LG실트론 직원에 대한 고용 보장에 합의하고, 근로조건을 유지하는 데에도 뜻을 같이 했다. 양사는 향후 기업결합 신고,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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