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1명이 48개 펀드 운용…내돈 관리 제대로 될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7.01.25 04:30

업계 평균 펀드매니저 1인당 6개 펀드 운영…집중도 떨어져 자투리펀드 정리해야

일부 자산운용사가 펀드매니저 1명에게 최대 50개에 육박하는 펀드 운용을 떠맡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고객 자산운용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4개 자산운용사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은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총 581명이다. 펀드매니저 1명당 평균 6개 펀드를 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매니저 1명당 운용하는 펀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피델리티자산운용이다. 외국계 운용사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가 1명만 등록돼 있는데 48개 공모형펀드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는 '피델리티코리아증권모투자신탁'과 '피델리티연금코리아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등 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해외펀드거나 해외 재간접펀드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대부분이 외국에서 운용하는 피델리티자산운용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라며 "한국에서는 자금만 모으고 해당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관리하는 수준이어서 많은 펀드매니저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외에 펀드매니저 1명당 운용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운용사는 JP모간자산운용(1인당 평균 17개), 미래에셋자산운용(13개), IBK자산운용(11개), 교보악사자산운용(11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0개), 키움투자자산운용(10개) 등이다.


게다가 이 수치는 공모펀드만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여서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큰손' 기관투자자의 사모펀드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관리하는 펀드 수는 더 늘어난다.

다만 통계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주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법인에서 직접 운용하는 펀드도 국내에서 판매한 탓에 통계에 포함됐고, 팀제로 펀드를 운용하는데 팀장급 펀드매니저만 대표로 등록하다보니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종목과 편입비중을 흡사하게 만든 펀드가 더러 있다"며 "이 경우 펀드명만 다른 셈이어서 1명의 펀드매니저가 다수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펀드매니저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부담을 덜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사각지대에 방치된 펀드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년을 넘도록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이른바 '자투리펀드'가 펀드매니저의 집중을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자투리펀드(공모형 기준)는 126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에 실패했거나 설정한 지 오래돼 자금이 대부분 빠져나간 자투리펀드 운용을 신입 매니저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다"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펀드매니저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감독 당국이 자투리펀드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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