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퀄컴이 시장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스마트폰 핵심 부품에 과도한 로열티를 물리고 경쟁업체와 거래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퀄컴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한 데 대한 보복으로 10억달러 상당의 리베이트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말 퀄컴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사상 최대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조치를 취했다. 퀄컴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WSJ는 애플의 제소가 글로벌 스마트폰업계와 퀄컴의 오랜 불화에서 터져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퀄컴의 특허 기술 사용을 둘러싸고 지난 수년간 경쟁사와 고객사의 불만이 고조됐다는 설명이다.
애플도 이날 별도로 낸 성명에서 지난 수년간 퀄컴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로열티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가 끝내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를 비롯한 각국 경쟁당국도 비슷한 이유로 퀄컴의 불공정행위를 문제 삼고 있다.
미국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 17일 퀄컴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FTC는 소장에서 퀄컴이 이동통신장치인 베이스밴드 프로세서 공급자로서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부당한 부담을 안기고 경쟁사들을 불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FTC는 또 퀄컴이 자사에 유리한 특허 라이선싱 조건을 고객사에 강요한 혐의도 있다고 했다. 타사의 칩을 사용하는 업체인 자사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높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퀄컴은 표준필수특허(standard-essential patent) 라이선스를 부당하게 경쟁사에 제공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표준필수특허는 이용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적용받는다.
FTC는 퀄컴과 애플의 독점계약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유럽연합(EU), 대만 경쟁당국도 퀄컴의 반독점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퀄컴은 애플의 주장은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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