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13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는 블랙리스트를 비판하는 미술작품 면도날이 곳곳에 설치됐다. 민족미술협의회 소속 설치미술가 최병수씨 작품이다.
면도날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블랙리스트' 문구가 쓰여있고 그 위에는 사람이 서 있다. 출근 가방을 든 직장인 모양부터 얼굴이 잘린 사람, 훌라후프를 돌리는 인물 등이다.
최씨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면도날이 돼 사람들의 생명줄을 끊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밥줄 끊어진다 생각해보라"며 "정부 잘못에 문제 제기했다고 (지원 대상 등에서) 제명하는 건 (사회적) 살인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씨 본인 역시 블랙리스트에 오른 미술인 중 한 명이다. 최씨는 환경 문제를 알리는 설치미술 작품에 몰두하다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알고 지난해 11월부터 이를 비판하는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최씨는 "블랙리스트 때문에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계속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추위에도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13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이날 저녁 6시 본 집회, 7시 행진, 밤 9시 마무리 집회 순으로 진행된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 주변으로 193개중대 1만55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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