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형 M&A…금투협, 살림 '팍팍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7.01.23 04:30

회비 납부액 큰 증권사, 합병 후 감소…살림 꾸리기 팍팍해 수익사업 고심

금융투자협회 정문 사진./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대형 증권사간 합종연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원사로부터 회비를 걷어 살림을 꾸리는 금투협은 M&A(인수·합병) 이후 줄어든 증권사 수만큼 수입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투협은 증권사가 납부하는 회비 의존도 커 향후 지속될 M&A 추세에 대비해 수익사업 등 자생력 강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증권·자산운용·신탁·선물회사 등 205개 정회원사로부터 회비를 받아 1년 예산의 90% 가량을 충당한다. 회비는 조정영업수익과 자기자본을 각각 70%, 30% 비율로 반영해 책정한다.

올해 금투협은 503억원의 예산을 짜고 이 가운데 450억원을 회비로 충당키로 했다. 나머지 53억원 가량은 투자자문사 등 비회원사의 연간 회비(200만원)와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금투협 빌딩 임대수입, 16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여유자금 운용을 통한 수익금으로 조달한다.

각 사별로 지난해말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4월부터 회비를 갹출한다. 전체 회비의 80% 이상을 증권업계가 납부하고 있는데 영업수익과 자기자본이 큰 대형 증권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M&A가 이뤄지면서 금투협의 회비 조달에 부담이 커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M&A 후 회비 납부액이 1+1이 2가 아닌 1.5 수준에 그쳤다"며 "예산 대부분을 회원사가 납부하는 회비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서 협회 운영에 부담이 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회비 수입 총액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내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총 22건의 증권사 M&A가 일어났다. 2005년 우리증권-LG투자증권, 동원증권-한국투자신탁증권, 2008년 하나대투증권-하나IB증권, 2012년 한화증권-푸르덴셜투자증권, 2014년 NH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증권사들이 M&A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 IB(투자은행)으로서 생존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투협도 자체 수익사업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다. 회비 의존도가 큰 현 구조로는 살림을 꾸리기가 버거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올해 예산(503억원)을 지난해(520억원)보다 소폭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투협 관계자는 "일부 운영자금을 그동안 채권형펀드 등에 투자했는데 최대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기관 의뢰를 받아 랩어카운트,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회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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