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 플레이 매출 韓 3위…세금은?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 2017.01.24 03:00
‘글로벌 매출 3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조사 전문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구글 플레이 성적이다. 구글 플레이는 구글의 모바일 앱마켓 이름. 구글이 지난해 한국 앱마켓에서 올린 매출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았다는 뜻이다. 구글은 플레이에 등록된 앱 매출(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한국의 모바일 앱 시장이 다른 국가 대비 활성화됐다는 얘기인 동시에 구글이 한국에서 많은 수익을 가져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성적표를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지도 반출 요청 과정에서 터져 나온 세금 회피 의혹과 한국 시장에 대한 미흡한 투자가 함께 떠오르기 때문이다. 구글은 한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기업의 의무인 세금을 회피하고 투자에도 인색해 눈총을 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세금으로 납부하는 액수는 사실상 ‘제로 퍼센트’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구글은 주요 매출을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으로 돌려 세금을 낮추고 있다는 의혹을 전 세계에서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매출과 수익 내역 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이 같은 구글의 세금 회피 막을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내 경쟁 기업들은 어떨까. 네이버는 2015년 법인세가 1900억원에 달했다. 카카오도 3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구글이 아낀 세금으로 기술개발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승자독식’ 구조를 굳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인류에 감탄과 충격을 함께 불러온 ‘알파고’ 역시 대중에게는 구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글이 인수한 영국 스타트업의 연구 결과물이다.

구글의 세금 회피 논란은 지난해 지도반출 요청이 ‘불허’로 매듭진 이후 잠잠하다. 외부감사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구글의 경우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아 고정사업장 지위가 없는 만큼 법이 개정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 세계는 AI(인공지능)가 기반이 되는 새로운 산업 혁명을 앞두고 있다. 지금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