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스타필드와 노브랜드에 투자한다면…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1.20 16:32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의 전설 피터 린치는 "당신이 잘 아는 생활 속 종목에 투자하라"는 격언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은퇴 25년이 지난 뒤 린치는 "당신이 잘 아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2015년 12월)에서 밝혔다.

린치는 "나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가 맛있는데?' 생각하고 바로 주식 주문을 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주식을 사고 있는데 그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며 투자에는 진지한 기업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접하는 '생활 속 주식'에는 주로 음식료·유통·섬유의복·건자재 등 내수 기업이 대다수다. 허니버터칩을 먹고 해태제과 주식을 사는 식의 투자는 2015년까지는 대박을 냈지만 지난해 시장의 색깔이 달라지면서 상황은 180도 변했다.

그런데 내수주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계일학처럼 두각을 드러낸 주식이 있는데, 바로 이마트다. 피코크, 노브랜드, 스타필드, 베이비써클, 트레이더스에서 쓱배송까지, 생활 속 침투에 성공한 이마트가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불황에도…곳간에 현금 '두둑'=이마트는 대한민국 할인점의 원조다. 1993년 서울 창동에 대한민국 최초의 할인점 이마트를 열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할인점 포화로 경쟁이 격화되자 2006년부터 브랜드·디자인 경영을 추진했고 그 전략적 결과물인 피코크와 노브랜드, 스타필드, 트레이더스를 차례로 선보였다.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를 열어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3분기 말 이익잉여금이 1조8800억원에 달한다. 2015년(1조6500억원)과 2016년(1조2500억원) 대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을 제외한 계정으로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을 뜻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자본총계도 당연히 늘고 있으며 7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 가치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금흐름표로 넘어가면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1조원대로 전년비 2000억 가량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3분기말 기준 2999억원으로 집계되는데 2015년 말 634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전년비 8.4% 증가한 14조7929억원,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525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세가 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주식이 '대박'을 바라는 개인 투자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중수익을 바라는 기관 투자자나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좀더 매력적이겠다.

◇물가 오른다…2017년 환골탈태할까=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이마트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15개에 4600원하던 계란이 8350원까지 오르는 등 물가상승이 이마트 주가에 모멘텀이 될 거란 전망이다. 물가상승기 할인점은 차별화된 가격으로 실적 성장을 만들어낼 기회를 갖게 된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작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트레이더스 매출액은 9150억원으로 전년비 28% 성장했다. 전국의 창고형 할인매장이 28개에 불과한 상황을 고려할 때 출점을 통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 경쟁사인 코스트코와 비교할 때 연회비도 없고 극심한 주차 대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

다시 피터 린치로 돌아가면 그는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전문가라도 쉽지 않다"며 "재무제표를 이해할 수 없다면 그 주식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린치는 71세에도 아직도 기업들에 전화를 걸고, 실적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가끔은 공장도 방문한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이마트는 전일대비 3000원(1.55%)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9만7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