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성조기가 걸린 국회의사당 건물 앞 무대에선 취임식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노래가 흘러나왔고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연단엔 전세계 주요 인사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였다. CNN 등 외신들은 이 모습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의사당이 잘 보이는 주변 고층건물에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사람들은 영락없는 트럼프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트럼프 얼굴과 이름을 새긴 모자와 옷 등을 걸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에이미씨는 "트럼프는 국민들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지도자"라며 "그가 항상 외치는 일자리, 일자리, 또 일자리는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취임식 하루 전 눈에 띄는 이들은 경찰과 취재진이었다. 의사당 입구에서 백악관까지 이어진 약 2km의 왕복 8차선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는 벌써 통제됐다. 취임식 당일 트럼프의 행진 코스다. 거리 곳곳을 무장 경찰들이 채웠다. 국회의사당과 백악관 사이 중간쯤에 있는 트럼프 호텔. 중세시대 성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디자인의 건물도 경찰들이 둘러쌌다. 백악관까지 20분 남짓 걸어오는 동안 가장 눈에 많이 띈 것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이었다. 국내 취재진도 눈에 띄었고, 곳곳에서 카메라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당일 약 80만명이 워싱턴DC에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 180만명이 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도 안된다. DC당국은 집회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 중 약 20만명이 취임식 당일 곳곳에서 트럼프 반대집회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 근처 호텔들은 만실이었다. 백악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떨어진 JW메리어트호텔은 777개 방이 모두 나갔다. 하루에 300달러인 방값이 1200달러로 치솟는 등 근처 호텔 가격이 4~5배 올랐다.
CNN은 이런 트럼프에 대해 "부동산 거물이자 리얼리티쇼 스타가 금요일에 취임 선서 맹세를 암송하는 순간이 마침내 현실화되고 있다"(The reality of the moment, that the real estate mogul and reality show star will recite the oath of office Friday, is finally taking hold.)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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