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냉기' 강북 '온기'… 커지는 온도차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7.01.23 05:39

투자수요 마른 강남3구, 10주연속 하락…실수요 위주 노원·마포는 안정세

잠실 아파트 단지들/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강남·북간 부동산시장의 온도 차이가 갈수록 확대된다. 강남권은 반포동, 개포동, 잠실동 등 주요 아파트단지의 거래가 부진하고 가격 낙폭도 크다. 강북권은 강북구, 노원구, 마포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등 학군수요 밀집지역과 직장인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가격 오름세를 이어간다.

22일 KB국민은행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1·3 부동산대책’ 발표 다음주인 11월 둘째주 하락세로 전환한 후 올 1월 셋째주까지 10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하락속도도 빨라졌다. 서초구 아파트가격은 최근 한 달간 0.19% 하락했고 같은 기간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가격도 각각 0.16%, 0.12% 뒷걸음쳤다. 이는 11·3대책 직후 한 달간 강남3구 아파트가격이 0.10~0.14% 안팎 떨어진 데 비해 부쩍 빨라진 하락속도다.

강남3구 아파트가격 내림세가 가팔라진 이유는 재건축 아파트단지들의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신반포, 잠실주공, 개포주공 등 강남3구 재건축 주요 단지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가격급등세가 이어지며 부동산시장의 활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11·3대책의 전매제한 강화 이후 오름세에 1차 제동이 걸렸고 새해 들어서는 거래감소와 함께 가격하락폭도 커진모습이다.

실제 신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4억5000만원까지 상승한 개포주공 1단지 56㎡형 가격은 이달에는 12억3000만원으로 후퇴했다. 불과 3개월여 만에 2억2000만원 빠진 셈이다. 잠실 주공아파트 76㎡형 역시 지난해 10월 15억2500만원까지 치솟은 매매가가 이달 들어 13억500만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가격이 충분히 내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강남구 개포동의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호가를 내려 물건을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이나마 매수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매수세가 회복되면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강북권은 가격 오름세가 꾸준하다. 노원구 아파트가격은 최근 한 달간 0.13% 상승했고 같은 기간 영등포구(0.11%) 강북구(0.10%) 서대문구(0.09%) 마포구(0.08%)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11·3대책 이전보다 오름폭은 축소됐지만 상승세가 꾸준한 모습이다. 직장, 교육 등 실거주 중심의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된 만큼 정부정책의 변화나 대출규제 등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마포구 공덕동의 R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거래가 활발한 정도는 아니지만 젊은 직장인 부부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만큼 임대는 물론 매수세도 꾸준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노원구 학원가를 낀 중계주공아파트나 중계청구아파트 등은 11·3대책 직전인 지난해 10월 가격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올랐다. 여의도, 도심 오피스촌이 모두 가까운 공덕래미안, 래미안푸르지오 등 마포구 주요 아파트단지들도 가격 부침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투자수요가 끊기며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 아파트가격은 내림세를 보이는 반면 직장인, 신혼부부 등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구성된 강북권은 상대적으로 가격 움직임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함 센터장은 “봄이사철을 앞두고 거래가 어느 정도 회복되느냐가 이후 가격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당분간 가격수준보다 배후수요에 집중하며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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