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앓는 현대자본주의…결함있는 부자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1.21 09:35

[따끈따끈 새책]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정신분석과 신화로 알아보는 경제 질병

아담의 첫 번째 아내이자 이브보다 먼저 창조된 최초의 여성인 릴리스는 성교 체위에서 밑에 눕는 자세에 모멸감을 느끼고 에덴동산을 뛰쳐나간다. 그녀는 자유를 얻은 대신, 신으로부터 무서운 저주를 받는다.

갓 출산한 아이의 피와 영혼을 먹고 죽인 뒤 다시 출산하고 죽이는 일을 되풀이한다. 릴리스 신화를 경제학에 도입하면 영원한 허기와 소비의 상징이 릴리스다. 자유로 얻은 풍요로움 만큼 위기도 생겨났다.

경제학을 수학과 논리의 함수로 이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일지 모른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자본주의가 드리운 경제증후군에서 ‘정책’의 불합리한 근거를 찾는 일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체경제라는 몸이 병들었다면, 병의 원인을 정책이 아닌 시스템이라는 마음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의 두 저자 토마스 세들라 체크와 올리버 탄처는 경제가 앓고 있는 질병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서 조명하고 진단한다. 어떤 선입견이 경제의 합리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경제는 어떤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지 조울증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디즘에 이르기까지 정신 분석을 동원해 심리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신분석과 함께 신화를 동시에 이용한다.

저자들은 환상을 심어주는 자본주의가 지난 10년간 악몽으로 변한 이유를 5가지 정신 장애로 설명한다. △현실인식장애 △공포증 △조울증 △충동조절장애 △성격장애 등이 그것이다.


또 아폴론과 마르시아스의 대결을 그린 신화 내용을 인용해 관료주의적이고 공격적인 경쟁사회를 나르시시즘과 사디즘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는 여전히 인류를 부유하게 만들고 발전시키는 시스템이지만, 과도한 경쟁의식과 공격성을 주입받아 심리적 결함을 갖게 됐다”며 “삶을 파괴하는 성장 강박에서 벗어나 내적 개혁을 통해 인간성과 이타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토마스 세들라 체크, 올리버 탄처 지음. 배명자 옮김. 세종서적 펴냄. 384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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