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정말 돌아오고 있는 걸까?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7.01.20 05:19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한 동안 전 세계 시장금리가 뛰어 오르고 달러화가 초강세를 연출했죠. 이른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였습니다.

‘리플레이션’은 경기가 회복되어감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또는 그렇게 되도록 이끄는 경제정책을 뜻하기도 하죠. 그러한 흐름을 노리고 베팅을 한 결과가 금리와 달러의 급등세였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했던 대규모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 규제완화 같은 정책들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죠.

트럼프의 당선 이전에도 이미 전 세계 경제 모멘텀은 눈에 띄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회복 강도에 의구심을 갖게 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일년 전에 비해 2.1% 올랐습니다. 상승률로는 2년반 만에 가장 높아졌습니다.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기름값이 최근 크게 오른 점, 미국의 집세가 계속 빠른 속도로 뛰고 있는 점 같은 ‘경기’와는 좀 성격이 다른 요소들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보통 물가의 기저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품목들의 흐름을 봅니다. 근원 물가상승률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집세’ 같은 주거비 항목도 엄청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이 집세의 상승률은 지난달 4.0%로 뛰어 올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탓이 큽니다.

따라서 집세 같은 경직성 비용까지 제거해서 보아야 재량소비재에 대한 수요의 변동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겠죠. 그래서 에너지와 식품, 집세까지 뺀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을 뽑아 보았습니다. 이 물가의 상승률은 여전히 1.2%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물가의 기저흐름은 아직 ‘약하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경기가 제법 강하다면 에너지와 집세 같은 품목의 뜀박질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여타 기저 물가까지 폭넓게 파급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고 단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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