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힘없는 철거민, 집 없이 월세 사는 사람이 보호받는 세상을 위해 혁신적 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 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한 정책 수립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박 시장은 19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용산참사 백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발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백서는 용산참사의 구조적인 원인과 수습 과정은 물론 정비사업의 새로운 정책 비전을 실은 책이다. △세입자 보상 기준일 확대 △상가세입자 손실 보상금 현실화 △세입자 보상 시 조합의 협상 재량권 부여 △공공임대사업장 확보 방안 등이 담겨있다.
박 시장은 "사람이 철거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며 "사람의 삶은 그 지역에 그 집에 뿌리가 있다 그 뿌리를 송두리째 뽑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는 용산참사를 계기로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정비계획 수립 시 세입자 의견을 수렴하는 주거 대책을 포함하도록 법 제도를 개선했고, 임시상가 설치 규정 등도 마련했다.
박 시장은 제도 정비가 보다 필요하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용산 참사로 말미암아 서울시의 정책도 많이 바뀌었지만, 완벽하지 않았다"며 "서울시 권한을 벗어난 법령 개정이 수반되는 지점도 있고, 타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지점도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용산참사는 20일 8주기를 맞는다. 용산4구역 재개발 현장 내 건물을 점거해 세입자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6명이 사망하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시는 오는 2020년 '용산참사 전시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민간사업자의 기부채납을 받아 짓는 공공청사 1층에 약 550㎡ 규모로 마련된다. 한국 재개발 역사의 비극으로 불리는 용산참사를 기억하고, 교훈도 후대에 전할 목적이다. 용산참사 발생지인 용산 4구역에 들어선다.
행사에 이제원 서울시 행정 2부시장 등 시 관계자 및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위원회, 용사참사 관련 유가족 및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는 이날 행사장을 찾아 “저희(유족) 마음은 여전히 2009년 1월 20일에 멈춰 있다”며 “용산을 잊지 않고 위로해 주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25일까지 서울시청에서 용산참사 관련 전시가 열린다. 백서 내용과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노순택 작가를 비롯해 5명의 작가가 선보인 용산참사 관련 작품 30여 점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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