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립·불혹 맞은 첨단中企··장수비결 '한우물-정중동'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17.01.20 07:00

신성솔라에너지, 20일 창립 40주년 행사…케이씨텍, 내달 16일 창립 30주년 예정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첨단업종은 하루가 다르게 기술과 트렌드가 변화한다. 과거 휴대전화시장을 주름잡은 유럽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 등 글로벌 공룡들마저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쇠락한 후 중국 자본에 넘어갔다.

일본 도시바와 샤프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분야 전통의 강자들 역시 삼성전자 등 한국업체들에 밀려 실적악화에 허덕인다. 이렇듯 치열한 생존경쟁이 일상화한 첨단업종에서 30년, 40년 명맥을 이어온 '뿌리 깊은' 장수·중견기업들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신성솔라에너지케이씨텍이 그 주인공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첨단업종 '한우물'=신성솔라에너지는 20일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경기 성남 분당 본사에서 내부행사로 진행한다. 케이씨텍 역시 다음달 16일 창립 30주년 행사를 경기 안성 본사에서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치를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장비라는 '한우물'을 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완근 회장이 1977년 창업한 신성솔라에너지는 초기 냉동공조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냉동공조사업을 응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간인 '클린룸'(청정실) 설비에 진출했다.

특히 클린룸 설비 중 '팬 필터 유닛'(Fan Filter Unit)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며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클린룸 설비에 이어 반도체를 이송하고 분류·저장하는 공정자동화장비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2000년 1000억원, 2004년 2000억원의 매출액을 잇따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케이씨텍 역시 국내 반도체산업 전반에 걸쳐 장비 기술력이 없던 1987년 당시 고석태 회장이 창업, 일본 등지에서 장비를 들여와 공급하는 이른바 '오퍼' 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자체 연구진을 갖추고 장비 국산화에 나선 결과 반도체 세정장비와 디스플레이 현상장비 등을 잇따라 국산화하며 현재 장비분야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태양광·전자소재 등 확대 '정중동'=신성솔라에너지와 케이씨텍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에 만족하지 않고 유관분야로 조심스럽게 사업을 확장해갔다.

신성솔라에너지의 경우 창립 30주년이던 2007년 당시 태양광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태양광(태양전지)은 반도체와 제조방식이 유사하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이 회사는 글로벌 태양광시장 한파로 2011년 이후 무려 4년 동안 적자에 머물러야 했다. 지난달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 등 계열사들과 합병하고 채권단 자율협약도 졸업, 재무건전성을 어느 정도 회복한 신성솔라에너지는 오는 3월 사명변경과 함께 비전선포식을 열어 새롭게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케이씨텍은 반도체장비에서 소재로 영역을 확대한 사례다. 주성엔지니어링, 디엠에스와 함께 국내 공정장비 '빅3'로 불리는 이 회사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전자소재 일종인 '슬러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슬러리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연마하는 소재다. 케이씨텍은 2007년 슬러리 양산에 들어가 이듬해 국내 한 반도체 대기업에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에서 슬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업종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해 자칫 한눈팔면 도태되기 십상"이라며 "이들 기업은 다른 업종에 눈 돌리지 않고 한 분야에서 혁신한 결과 수십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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