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이하만 통과" 초고층 재건축 '적신호'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7.01.20 08:17

서울시 도계위, 잠실 미성·크로바 등 정비계획 통과…'50층' 주공5단지 등 논의 무산…다음달 심의 연기

연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줄상정된 강남 재건축아파트 정비계획안 중 '35층 이하' 단지들만 심의를 무사 통과했다. 관심을 모은 잠실주공5단지는 다음달로 심의가 연기되면서 '초고층 재건축'에 적신호가 켜졌다.

도계위 문턱을 넘은 잠실과 반포아파트지구 내 단지들은 재건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두르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마칠 수 있어 사실상 2018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논의조차 되지 못한 잠실주공5단지는 인근 단지가 35층 이하로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초고층'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올들어 두 번째로 열린 시 도계위는 잠실 미성·크로바 통합 재건축단지와 진주, 서초 반포현대 단지 재건축안을 통과시켰다.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는 35층 이하, 5748가구로 재건축하는 방향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세부 조율만 남겼다.

반면 신반포3차·경남 등 재건축안은 보류됐다. 신반포6·14차, 잠실주공5단지는 이번에 논의되지 못해 다음달 1일 다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도계위는 35층 이하 재건축안을 상정한 단지들에 대해 내부 조경시설이나 출입구 등을 일부 조정하는 선에서 사업 추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성·크로바 통합 재건축단지와 인근 진주아파트는 각각 1903가구, 2870가구, 35층 이하로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반포현대는 107가구 소규모로 20층 이하로 지어진다.

서울시의 '35층 높이 제한'에도 최고 50층 '초고층 재건축'을 고집한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심의는 시간상 연기됐다. 잠실주공5단지조합 측은 현재 지상 15층짜리 30개동, 3930가구를 최고 50층, 40개동, 6529가구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심의 연기는 표면상으로는 재건축단지들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정비계획안을 줄줄이 상정한 탓이지만 다음에도 한 번에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조합 측이 서울시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안건을 처음 계획대로 상정한 때문이다.

특히 이번 도계위에서 잠실 재건축단지들이 35층 이하 개발을 잇달아 확정하면서 잠실주공5단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 '도시계획 2030플랜'을 근거로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온 데다 인근 잠실단지들이 이 기준에 따르면서 잠실주공5단지의 초고층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시에서 초고층 재건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도계위가 이에 반하는 결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변 대표 단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도계위 결정으로 강남 재건축시장도 술렁였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이후 5000만~1억5000만원 급락한 단지들 중 사업추진이 가시화된 곳들은 '저점'을 찍었다는 분위기다.

반포주공1단지는 '사실상 심의 통과' 소식에 하락세를 멈추고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단지 인근의 K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정점과 비교하면 시세가 최대 1억5000만원 가까이 빠졌는데 사업에 시동이 걸린다고 하니 저점을 찍었다는 반응"이라며 "매도자들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잠실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잠실 미성·크로바단지는 정부 규제 이후에도 크게 빠지지 않은 단지였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상당수 거뒀다"며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매매가는 오르면 올랐지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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