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밝힌 2007년 대선자금은 373억원. 이 전대통령 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돈을 적게 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박근혜 후보와 한나라당 대선 경선전이 대선 본선 수준으로 뜨거웠기에 그만큼 돈도 많이 들어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었다. 대선 후 5년이 지난 2012년. 최 전위원장은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를 추진하던 시행사 파이시티 대표 이모씨로부터 거액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명박정권 내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뿐 아니라 임 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로비 의혹,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대선자금 마련 의혹이 잇따라 불거져 나왔다.
#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선거비용은 479억1553만원이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비선실세' 최씨가 독일에서 수천 억원대의 돈세탁을 해 박 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 썼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2년 대선 때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며 '후원금 펀드'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고인이 된 김근태 민주통합당 전 상임고문은 2002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2000년 전당대회 때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고 2억4000만원을 선관위 신고 때 누락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나의 최대 정적은 정치자금"이란 고백도 했다.
#이처럼 대선자금은 역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나마 정당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빌 곳 없는 무소속의 경우 자금과 조직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그만큼 검은 손의 유혹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유력 대권 후보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들에게 하소연했다.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 금전적으로 힘들다. 캠프 사무실을 두 군데 얻었는데 둘 다 사비로 얻었고 차량도 두 대, 기사도 두 명, 비서 등등 여기저기 비용이 다 내 돈이다. 정치경험도 없는데 상당히 빡빡하게 시작하고 있다. 조직과 돈은 아예 해보지 않아 잘 못한다". 하지만 선거자금의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는 것 또한 '흙수저'의 롤모델 반 전 총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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