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약세… 슈퍼리치 달러예금·달러RP 인기 '뚝'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1.18 16:46

트럼프 발언에 원/달러 환율 1160원대로 하락

#해외근무를 앞두고 출국하기 위해 지난주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송모씨(46)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1190원대에 4만달러를 환전했는데 단기간에 30원이 하락하면서 약 120만원을 손해봤기 때문. 송씨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달러가 오를 것 같아 급히 환전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달러가 너무 강하다"는 발언에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달러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강세를 이어가던 환율이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달러 상품 해지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8원 내린 1166.7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 대비 40.9원 급락하며 변동성 높은 흐름을 나타냈다.

◇'조울증' 걸린 외환시장… 슈퍼리치 "일단 해지"=시중은행의 개인 달러예금 잔고는 가파르게 감소했다. 지난해 9월말 96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달러예금 잔고는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12월 말 기준 86억3000만달러까지 줄었다.

진유경 씨티은행 여의도지점 PB(프라이빗뱅커)는 "12월 말부터 1월 초순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도달하면서 달러예금을 미리 정리한 고객이 많다"며 "달러가 추세적으로 약세 전환했다는 인식이 강해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하락한 다음에야 자금 유입이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에 가입한 고객들도 환매에 나섰다. 지난해 9월 2억6789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대신증권의 달러RP 잔고는 이달 들어 2억달러를 밑돌며 지난 17일 기준 1억9477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3억원 넘던 신한금융투자의 달러RP 잔고도 지난 17일 기준 2억5000만달러까지 줄었다.

이영환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대리는 "지난해 달러RP에 투자한 고객들이 부분 성과를 내고 환매에 나선 상황"이라며 "달러가 방향성을 전환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상황을 봐서 재진입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달러, 지금 팔아야 하나=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선제적으로 형성된 트럼프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의 거품이 꺼지면서 반작용이 불가피해서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 강세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됐는데 이제는 그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며 "달러는 일단 반환점을 돌았다고 봐야 하는데, 반환점 뒤에 또다른 반환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 위험이 더 큰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중 달러 약세가 나타난다 해도 장기 추세상으로 달러 강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1100원 이하에서 달러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지금 시점에 단기 차익실현보다 유지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오세준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취임식 직후에는 정책 불확실성 고조로 달러화가 단기 되돌림 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미국 경기회복과 달러 강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매매를 활발히 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달러에 대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달러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 중 일부는 금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하락이 금 가격 반등으로 이어져서다. 진 PB는 "달러예금을 해지한 고객 가운데 일부가 금관련 상품에 가입했다"며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론 귀금속, 주로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고객이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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