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레터]軍 복무 기간 단축…흔들리는 표심?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17.01.19 07:58

[the300]시대·상황 따라 변한 군 복무기간…대선 공약 단골 메뉴이기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장병들이 강원도 평창산악훈련장에서 동계 혹한기 훈련의 일환으로 산악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징병제를 택한 국가들의 군 복무기간은 제각각이다. 한국과 병무행정 조직이 비슷한 싱가포르의 복무기간은 24개월이다. 여성이 24개월 복무하는 이스라엘에서 남성은 36개월 복무해야 한다. 대만은 12개월 의무복무인데 모병제로의 완전 전환을 준비중이다. 한국군은 1953년 휴전 때 의무 복무기간을 정했다. 당시엔 육군·해군·공군·해병대 모두 36개월을 복무해야 했다. 6~8차례의 변화를 거쳐 2011년 육군·해병대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의 복무기간이 결정돼 현재까지 왔다. 복무기간이 매번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1968년 벌어진 '1.21사태'(북한 특수부대 청와대 기습 사건) 당시 박정희 정부는 안보 불안을 이유로 들며 육군·해병대의 복무기간을 30개월에서 36개월로, 해·공군은 36개월에서 39개월로 늘렸다. 6.25 전쟁 이후 가장 긴 복무기간이었다.

#군복무 기간 단축은 대선 공약 단골 메뉴였다. 2002년 대선때 주요 후보들은 복무기간 단축을 공언했다. 노무현 후보는 당선된 후 복무 기간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육군·해병대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줄이려 한 최종 목표까지 가진 못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등 안보 상황으로 인해 2011년 이명박 정부가 21개월로 수정한 때문이다. 그리고 18대 대선 때 '군 복무기간 18개월까지 단축’ 공약이 나왔다. 박근혜‧문재인 후보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특히 박근혜 후보는 선거 하루 전까지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다가 갑자기 '18개월' 공약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당선된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를 중장기 과제로 미루면서 없던 일이 됐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군 복무기간 단축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출간한 대담집에서 "군 복무기간을 1년 정도까지 단축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히면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병력 감축과 무기 첨단화를 동반한 '선택적 모병제'를 거론하며 ‘군복무 10개월’을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모병제’ 주창자다. 복무기간 단축이 아닌 2023년 모병제 전환이 공약이다. 베팅하듯 경쟁적으로 관련 공약이 나온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빗대 ‘군퓰리즘’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군복무 기간 단축은 공약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쟁점화하기 좋은 주제다. 표심도 흔들 수 있다. 젊은층뿐 아니라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도 흔든다. 그렇기에 더 신중히 말해야 하는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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