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분유 수출 1억불 최초 돌파…"사드 리스크 이상 無?"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7.01.18 04:40

멜라민 파동에 큰 韓 분유…닥쳐올 사드·규제리스크에 '전전긍긍'

지난해 국산 분유의 중국 수출액이 사상 첫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우려를 뚫고 얻은 값진 성과다. 그러나 유업계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앞으로 사드 보복조치가 본격화할 수 있는데다, 규제 등 넘어야할 고비가 많기 때문이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조제분유 수출액은 1억492만달러(한화:약 1232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2015년 9397억 달러보다 12% 증가했다. 수출량도 8537톤으로 10% 늘어 최대치를 달성했다.

◇'멜라민 파동'에 큰 中 분유 시장=지난해 조제분유의 해외 총 수출액은 1억2150만 달러다. 이 중 중국이 1억492만 달러로 86%를 차지한다.

중국이 한국 조제분유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것은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을 기점으로 식품 안전성에 관심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수입 분유로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수십통씩 분유를 구매하는 것을 목격한 국내 유업체들도 이 때부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2008년 299만 달러였던 중국 수출액은 2009년 467만 달러, 2010년 788만 달러, 2011년 2385만 달러로 매년 108%씩 고속 성장했다.

분유 수출은 이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지난해 첫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1년 2000만 달러를 넘어선 후 5년만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대비 7.6% 감소했지만,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등하면서 연간 수출액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사드 보복조치가 현실화된 4분기에만 43% 고성장했다.


업체별로는 매일유업이 지난해 4200만 달러, 남양유업이 3800만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5% 내외 성장이 예상된다.

◇"축포는 아직"…유업계, 中 규제에 '노심초사'=중국에 대한 분유 수출액이 첫 1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유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언제 중국 사드 보복조치가 나올지 몰라서다. 계약량이 대폭 줄어들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수입통관 때 과거와 달리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해 사실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분유 빅3(매일, 남양, 롯데파스퇴르)는 올해 수출 목표를 당초 5000여만 달러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폭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분유 시장이 2013년 15조5000억원(업계 추산)에서 지난해 20조3000억원으로 매년 1조씩 성장해온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이다.
중국 대표 수출 분유. 왼쪽부터 매일유업 애사락 금전명작, 남양유업 임페리얼 XO

2018년부터 시행될 '신제조분유법'도 성장의 걸림돌이다. 중국 식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자국 조제분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분유업체를 대상으로 3개 브랜드, 9개 제품만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분유업체들은 평균 4~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두 자녀 정책'을 허용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규제가 많아 걱정"이라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규제가 오히려 점유율 1%인 한국 분유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분유시장을 점령한 유럽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빈 자리를 국산 프리미엄 분유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시각이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중국 수출분유 '매일 금전명락'을 '애사락 금전명작'으로 업그레이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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