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논리와 이성을 닫고 감정으로만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 과연 가능할까.
15세 소년 마이클(랄프 파인즈)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자신을 도와준 36세 여인 한나(케이트 윈슬렛)와 사랑에 빠진다. 키스하기 전, 마이클에게 늘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는 한나. 열심히 일한 덕에 사무실 근무를 제안받은 한나는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한나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던 마이클은 법대생이 돼 8년 후 우연히 법정에서 한나를 보게 된다. 판사가 “사인을 해보라”는 제안에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죄를 떠안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나. 마이클은 왜 그녀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사인하지 않았는지 그때 비로소 깨닫는다.
문맹이 들통날까 두려워 모든 죄를 떠안은 한나를 위해 마이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법정 논리 싸움도 교육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비밀을 보존하는 것뿐이다.
“그녀는 글을 쓸 수 없어 사인은 잘못된 것”이라는 논증으로 그녀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글을 못 쓰는” 비밀 지키기로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여전히 애틋하고 슬프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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