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얼굴 국가대표' 정우성·조인성이 한 화면에?…'더 킹' 흥? 망?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이슈팀 양현대 기자 | 2017.01.21 08:00


조인성과 정우성의 조합, '관상' 한재림 감독의 재림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이 놓인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현실적인 스토리 등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작품. 바로 영화 '더 킹'이다.

게다가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와 같은 날 개봉해 자연스레 경쟁구도를 형성해 더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과연 '더 킹'은 설 연휴 극장가로 나온 가족관객들의 지갑을 털 수 있을까? 조인성, 정우성의 비주얼 감상 이상의 재미를 줄까? '공조'와의 다툼에서 이길까?

영화를 미리 보고 온 두 기자가 '더 킹'의 흥망 포인트를 짚어봤다.

◇흥 포인트 하나. 잘생김 + 잘생김 = 황홀경

"세상에 할렐루야! 한재림 감독 만세!"

김현아 : 조인성과 정우성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니, '더 킹'은 한재림 감독이 여성관객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잘생김과 잘생김의 만남을 목도하다보면 지난 한 해 나의 눈과 멘탈을 더럽힌 오염물질이 한순간에 깨끗이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조인성은 외모와 더불어 연기력 또한 입증된 배우이지 않나. 사실 '더 킹'은 조인성이 홀로 이끌어가는 단독주연물로 볼 수 있는데(생각보다 정우성의 비중이 크지 않다) 잘생긴 얼굴로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를 귀엽고도 진지하게 표현했다. 또 하나.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인성의 내레이션으로 인물의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설명한다. 눈으로는 조인성의 얼굴과 기럭지를, 귀로는 조인성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그저 한재림 감독이 고마울 따름이다.



"잘생김 폭력을 당할 수밖에"

양현대 : 여성관객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면 보통의 남성관객들에게는 자괴감을 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그들이 화면에서 내뿜는 잘생김의 아우라 때문에 뭇 남성들을 좌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러려고 남자로 태어났나. 울 때도 달릴 때도 잘생김을 유지하면서 세상 혼자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림이나 조각 보듯 그들의 외모에 감탄하면서 보기로 하는 것이 남성팬들에겐 마음이 편할 것이다. 또한 외모만큼이나 감탄을 주는 것이 그들의 수트빨(?)이다. 영화 속 인물들 직업의 특성 상 정장을 입는 화면이 자주 나오는데, 그들의 기럭지와 수트빨(?)을 보며 감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굴이 열일하고 의상도 열일한다.

영화 '더킹' 배우들과 감독/사진=뉴스1 제공
◇흥 포인트 둘. 탄핵! 연결! 고리! 이건! 영화! 안의! 소리!

"영화보다 더 눈물 나고 재밌는 현실"

김현아 : 건달 아버지를 보고 자라 똑같이 건달의 길로 가려다 '권력'이 무엇인지를 목격하고는 힘 있는 사람, '검사'가 된 주인공 박태수. 영화는 박태수의 10대 시절에서 시작해 여친과 함께 화염병이 날아다니는 캠퍼스를 거닐던 20대, 사법고시를 패스한 뒤 선을 봐 재력가의 딸과 결혼하고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본격적으로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30대까지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단, 박태수라는 한 개인의 삶으로 한정짓지 않고 박태수 인생의 주요 순간과 지난 30년 간 벌어진 큼직한 정치·사회의 사건·사고들을 맞물리게 구성했다. 박태수의 내레이션이나 대사로 퉁치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아예 대놓고 당시 뉴스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범죄와의 전쟁' 선포,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을 비롯해 문민정부에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까지.

사실 영화를 보면서 박태수의 인생 이야기보다 이 과거 뉴스 영상 보는 재미가 더 쏠쏠했는데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당시 뉴스 화면이 등장할 때는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이 자연스레 포개지면서 왠지 속이 불끈거렸다. 요즘 들어 '영화보다 더 무섭고 재밌는 현실'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더 킹'이 이를 다시 한 번 증명한다.



"노림수 같은 영화 개봉 타이밍"

양현대 : 영화의 이야기는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자 하는 검사 박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이자 검사의 최고 실세인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최고 실세의 검사'? 웬일인지 낯설지가 않다. 현 시국의 주동자라고 할 수 있는 검사와 과거 시대를 풍미하며 국가를 설계했던 검사 등 권력의 최고점에 있었던 검사들이 떠오르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마치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듯한 영화는 현 시국에 분노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오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현대사의 뉴스, 기사, 영상 등을 거침없이 보여주며 영화의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걸 보여준다. 그 중 백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웃고 있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현 시국과 연결짓지 않을 수 없다. '더 킹'의 재미는 영화 안에서도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망 포인트 하나. 새롭긴 한데 참신함은 덜한 구성


"'내부자들'인 줄 알았는데 '스물'이 요기잉네?"

김현아 : '관상'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조인성, 정우성이 투톱으로 출격하고 배성우, 류준열, 김아중이 든든히 뒤를 받치는 영화 '더 킹'. 이 이름들만으로도 '더 킹'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앞서 '내부자들' '마스터' '판도라' 등과 같은 '현실적인' 영화들이 재미의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흥했으니 '더 킹' 또한 그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와 달랐다.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가 영화 안에 오롯이 등장하고 보여지지만 이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박태수의 이야기는 너무도가볍게 흘러간다. 좋게 말하면 '유쾌함'이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유치함'이다. 박태수가 공부를 해 대학에 들어가고, 사법고시에 패스하고, 임상희(김아중)와 결혼하고, 양동철(배성우)을 통해 한강식을 만나고, 이들과 어울려 권력을 주무르는 과정이 쉽게 쉽게 이어진다. '영화'를 건너뛰고 '만화'로까지 보여질 정도다.

첫 장면부터 당황스러웠던 조인성의 내레이션은 러닝타임 내내 계속된다. 내레이션 또한 진중함이라곤 1도 없다. 문득 영화 '스물'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잘생김 꽃'이 피었습니다

"친절한 듯 친절 아닌 친절 같은 너의 목소리"

양현대 : 박태수라는 한 인물의 삶 절반에 가까운 일대기를 두 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에 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어린 박태수가 검사를 꿈꾸고 우여곡절 끝에 검사가 된 이야기, 본인의 신념을 접고 권력의 줄을 잡기로 결심한 계기, 권력의 줄을 잡고 승승장구하다가 위기를 맞은 순간,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 등 하나의 서사로도 충분한 여러 이야기를 한꺼번에 담으려고 한 욕심이 오히려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린 건 아닐까.

여러 사건을 압축적으로 담기 위해서는 설명이 필요했다. 영화는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의 이야기와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한다. 이 방식이 관객에게 친절할 수는 있으나 내용을 잘 납득시키진 않는다. 과정을 보여주지 않고 결과만 통보하는 듯한 설명을 관객이 수긍하기는 쉽지 않을 게다. 또한 대화보다 설명 중심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극적이긴 하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의 진행은 형식의 지루함을 더 크게 했다.



◇망 포인트 둘. 눈치 없이 샤방한 조인성, 또 '국밥' 말아먹는 정우성

"정우성의 한강식, 우습고도 우스워진 캐릭터"

김현아 : 전작 '아수라'에서 정우성은 어색한 욕설 연기로 영화의 분위기를 흐트려놨다. '더 킹'에서도 정우성의 어색함은 여전하다. 그가 맡은 한강식은 '권력설계자'답게 위엄있고 묵직하고 신비스러우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끝판왕'과 같은 인물이어야 했으나 정우성의 한강식은 그러지 못했다. 한강식이 처음 입을 떼는 순간, 탄식이 끓어올랐다. 한강식이 우스워져버렸다. 영화에서는 검찰 조직과 언론,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대단한 사람이지만, 알고보면 웃는 얼굴 뒤에 칼을 숨긴 무서운 사람이지만 정우성의 한강식은 뜬금없이 아재개그를 던질 것만 같은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아저씨일 뿐이었다.

한강식이 우스워지는 순간은 또 있다. (이번엔 정우성의 잘못이 아니다) 한강식이 자신의 측근들과 유흥을 즐기는 펜트하우스에서 춤을 추는 장면에서다. 한 번은 한강식 혼자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부르며 춤을 추고, 다음 번에는 박태수, 양동철과 함께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춘다. 이쯤 되면 한강식이 어떤 인물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더불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대체 한재림 감독이 의도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이었을까. 어째서 한강식을 이토록 우습게 내버려둔 걸까.



"비현실적인 얼굴, 비현실적인 연기"

양현대 :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조인성은 '더 킹'에서 고등학생부터 40대 중년의 남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연기한다. 그런데 얼굴은 시작부터 샤방샤방한 조인성, 끝 무렵에도 나이들지 않은 샤방샤방한 조인성이다. 시간은 역사도 흐르고 있는데 피부는 흐르지 않고 여전히 탱탱하다. 목소리나 감정의 선도 나이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 외모를 뚫고 나오는 연기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더 선명한 연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사투리도 더 연습하면 좋았을 것을. 어린 시절 쓰는 사투리가 초장부터 어색함을 영화에 발라버렸다(thanks to Olltii). 누가 알려줘쓰까?

"비현실적인 얼굴, 비현실적인 연기"/사진제공=NEW
정우성은 여전히 멋있다. 아니, 잘생긴 외모와 아우라 때문인지 어떤 역을 연기해도 멋짐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권력의 부도덕함과 악랄함을 보여주는 한강식이란 인물이 관객들의 분노를 끌어내기엔 부족해 보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랄함의 끝을 보여주기보다는 수트를 차려입는, 번듯한 직장을 가진 잘 나가는 검사의 느낌이다.

또한 그가 내뱉는 비열한 대사들 역시 어색하게 들린다.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다. 하긴 블랙리스트로 찍힌 배우가 더러운 권력의 최정점을 연기한다는 사실부터 어색하긴 하다. 하지만 '어색한 대사 처리'가 '더 킹'에서만의 문제점이 아니란 사실을 생각하면 이건 배우의 연기력 문제일 거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국밥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정우성의 연기력 향상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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