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 하락…이재용 부회장 공백 우려 부각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한은정 기자, 진경진 기자, 하세린 기자 | 2017.01.16 16:27

(상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 특검사무실에 피의자신분으로 소환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있다./홍봉진기자 honggga@

박영수 특별 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다.

16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14%(4만원) 떨어진 183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194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 소식이 알려진 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SDI와 삼성물산이 각각 3.4%, 0.78% 하락하는 등 삼성그룹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포인트(0.61%) 넘게 하락한 2064.1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도 1%넘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10만7367주를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매도 상위에는 CLSA,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구속이 결정될 경우 시장에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 지배구조 재편이나 설비투자, 조직운영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이 부회장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증시 투자심리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특히 삼성그룹 승계작업이나 인수합병(M&A) 등 큰 틀의 경영에 제동이 걸릴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단 이 부회장 이슈는 시장 센티멘트(감정적 요소)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K, 한화, CJ 등 오너 부재를 맞았던 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했으나 최고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며 경영성과가 훼손된 사례가 많았다.


CJ그룹의 경우 2013년 검찰이 비자금 수사에 착수하고 이후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되는 과정에서 시가총액이 1조3000억원 가량 줄었다. 이후 6개월간 시가 총액이 추가로 3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CJ그룹은 2013년 투자목표액 3조2000억원 가운데 2조5600억원만 집행했고 2014년에는 목표액(2조4000억)을 크게 밑도는 집행실적(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 낙마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M&A 무산 △한국맥도날드와 동양매직, 중국 메이화성우 인수 포기가 이어졌다.

해외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부회장 등 삼성 고위직에 대한 기소 여부가 연말까지 삼성의 대규모 투자나 M&A 결정을 방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에 이어 최순실 사태 여파가 삼성전자에 또 다른 악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그룹이 이번 문제 때문에 매년 12월 초 단행했던 사장단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이 부회장 이슈가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부재가 현실화되면 올 초 예정된 갤럭시8 출시 및 마케팅에 타격이 예상된다. 관건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이끈 반도체 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오늘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이 부회장 이슈보다는 (주가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실적이 유지될지가 관건인데 D램 가격에 영향받을 수 있고 '갤럭시8'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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