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세 그룹으로 갈라진 트럼프 외교팀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교수 | 2017.01.17 04:45
“아무래도 트럼프 당선자는 비즈니스 제스처가 아니라 정말로 대중 강경론자인 것 같다.”
 
트럼프가 미국 폭스TV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후 시장에서 나온 얘기다. 당선 직후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 자체도 미·중 국교 정상화 이래 최대 외교 서프라이즈(surprise)라고 하는데 이번엔 한술 더 떠서 중국의 가장 민감한 이슈까지 건드렸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는 중국 주권에 관계되는 핵심 이익이다. 중국은 대만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무력행사 조건 등을 포함한 반국가분열법을 2005년 제정했다.

물론 중국의 반응은 빨랐다. 트럼프의 폭탄발언이 나온 4일 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필리핀 본토 가까운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미국의 무인잠수탐사기를 나포했기 때문이다. 조사 후 바로 반환해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트럼프 당선자의 일련의 대중 강경발언에 대한 명확한 경고조치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미·중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시장에선 초기 강경대립각 이후 안정화할 거란 의견 대신 “미·중 통상전쟁으로 비화할 것” 또는 “미국의 대중 강경외교가 중국은 물론 아시아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고개를 든다. 당선 직후 유연한 모습으로 바뀐 트럼프에게 호의적이던 시장에 재차 우려가 커진다는 얘기다.

다행히 중국은 당장 대미 또는 대만기업 제재라든지 남중국해상의 군사적 조치 등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트럼프와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았단 얘기다. 문제는 미국. 트럼프 당선자 본인의 강경발언도 발언이지만 구성된 외교팀도 제각각이어서 걱정된다는 의견이다. 현 미국 외교팀은 철학과 주장이 다른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주도권 쟁탈권이 격심하다고 한다.


첫째 그룹은 트럼프주의자로 소위 ‘미국 제일주의자’(America First)들이다. 응분의 경제적 부담을 하지 않는 동맹국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트럼프의 아바타인 셈이다. 이들에겐 동맹국에 대한 방위의무가 미국을 위대하게 한다는 지금까지의 발상은 없다. 외교안보 이익은 미국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교섭수단이란 생각인 듯하다. 따라서 이들은 통상정책에서 반덤핑관세,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서라도 무역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보호무역주의자들과 생각이 닿아있다. 대표적 인물로는 이번에 백악관에 신설된 국가통상회의 의장으로 지정된 나바로 교수를 꼽는다. 외교안보적으로도 대중 강경파의 선봉에 섰다. 중국 제품을 많이 사면 그 이익이 돌아서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쓰인다는 주장으로 유명하다.

둘째는 신(新)십자군 전사들이다. 미국에 최대 적을 중동 이슬람의 과격주의로 간주, 테러와의 전쟁을 최우선시하는 이전 군인그룹이다. 이들은 동맹국의 중요성을 이해하긴 하지만 중국·러시아의 군사굴기를 동맹국과 협력해서 억제하기보다 중동에서의 테러리스트 퇴출작전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 셋째 그룹은 워싱턴의 전통적 외교안보정책 관계자 중 트럼프 후보에게 반대서명하지 않은 테크노크랫이다. 트럼프 외교의 성공을 위해 필수 인재들이지만 이들이 핵심 참모로 기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제는 이들 3그룹의 공통인식이 없고, 상호 불신감이 적지 않아서 일관성 있는 정책입안과 실시를 기대하기 어렵단 점이다. 예컨대 트럼프 당선자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의문은 어떤 그룹의 의견이고 이들의 트럼프정권 내 역할은 어떻게 될까. 부시정권 때의 군사강경론자, 네오콘들이 첫째 그룹으로 재부상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무튼 강경책 자체도 걱정이지만 그룹간 주도권 쟁탈전이 심하면 정책의 시기를 놓치거나 일관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 어느 경우든 중국 대만 북한 등으로 긴장상태에 있는 동아시아를 더욱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리더로서 국익을 위해선 파워를 직접 사용해야 한다”는 트럼프. 면밀한 시나리오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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