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회견에 '실망'한 시장…'트럼프 랠리' 출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7.01.12 10:09

다우 변동폭 140P, 약값 인하 압력 헬스케어주 직격탄…멕 페소화 사상 최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1일(현지시간) 대선 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뉴욕증시에선 트럼프가 오는 20일 출범할 새 정부의 정책 향방에 대한 실마리는 주지 않고 자신의 대선 승리에서 비롯된 랠리를 흔들어 놓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증시에선 이날 S&P500지수가 전날보다 6.42포인트(0.28%) 상승한 2275.3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98.75포인트(0.5%) 오른 1만9954.28에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11.83포인트(0.21%) 뛴 5563.65로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다우지수 추이./그래프=블룸버그
결과만 놓고 보면 그럴 듯 하지만 세 지수 모두 트럼프가 회견하는 동안 크게 출렁거렸다. 다우지수의 경우 이날 하루 변동폭이 140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트럼프의 약값 인하 압력이 헬스케어업종에 직격탄을 날렸다.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 지수 내 바이오테크업종은 3% 추락했다. 유럽 증시에서도 관련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트럼프는 이날 "제약업체들과 새로운 계약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수억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약값을 낮추겠다는 의미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 공약도 재확인했다.

트럼프의 기자회견은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회견 중에 상승폭을 4%까지 확대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상승세를 탔던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2.38%에서 이날 트럼프가 회견하는 동안 2.32%까지 떨어졌다. 안전자산인 국채로 수요가 몰려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국채 투매에 나섰다. 그러나 취임을 열흘도 남겨두지 않은 트럼프가 이날 회견에서도 구체적인 정책안을 제시하지 않자 투자자들이 다시 국채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가 이날 주춤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3% 하락한 101.73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한때 101.28까지 떨어졌다.

멕시코 페소/달러 환율 추이./그래프=블룸버그
이런 가운데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값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대선 유세 때 멕시코를 표적으로 강도 높은 반무역, 반이민 공약을 쏟아낸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좀 점잖아지리라는 기대감이 깨진 탓이다. 트럼프는 이날 회견에서 멕시코 국경 담장 설치, 고율의 국경세 부과 등의 공약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멕시코 페소/달러 환율은 한때 사상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22페소를 넘어섰다. 달러 대비 페소화값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페소/달러 환율은 장 후반에 21페소 후반대로 복귀했지만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벌써 5% 넘게 추락했다.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선 이후로는 20% 떨어졌다.

시장에선 페소화 약세가 한동안 불가피하다고 본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칼 포르체스키 투자전략가는 페소/달러 환율이 올 1분기에 23페소까지 오른 뒤 22.50페소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다.

외환트레이딩 업체인 퍼스트라인FX의 제이슨 라인원드 CEO(최고경영자)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인상에 나서도 페소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2015년 말 3%였던 기준금리를 5.75%까지 높였다. 지난해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0.5%포인트씩 금리를 높였지만 페소화 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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