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기본소득 논의, 야권 잠룡들 잇딴 구체안 내놔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17.01.11 17:44

[the300]이재명 "2800만명, 연간 100만원" 박원순 "한국형 기본소득" 등 제안

이재명 성남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7.1.10/사진=뉴스1
야권 대선후보들이 기본소득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날 2800만명을 대상으로 연간 100만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 방안을 공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앞서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제안한 바 있다. 대선정국에서 관련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재명의 뉴딜성장' 정책 가운데 하나로 기본소득을 들고 있다. 연령에 따라 지급대상이 결정되는 유아배당(0~5세)과 아동배당(6~11세), 청소년배당(12~17세), 청년배당(18~29세), 노인배당(65세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어 농어민배당이 있다. 30~64세의 농어민을 대상으로 한다. 이 시장은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농어업시장을 개방하면서 수출 대기업이 시장을 확대한 점도 있으니 수출대기업 이익 일부를 농어업 쪽에 투자한다는 의미로 농어민에게 연간 100만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애인배당도 제시했다. 전 연령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중복 수령을 허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장애아를 포함한 2명의 자식과 노부모를 부양하는 농민부부가구는 농민배당 200만원과 노인배당 200만원, 아동배당 200만원, 장애인배당 100만원 등 연간 700만원을 받게 된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고 대형유통점 사용을 제한해 동네상권에서 사용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에서 청년배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재래시장 매출이 늘었던 사례에서 착안했다. 이 시장 측은 기본소득 지급으로 560만 자영업자가 연간 500만~600만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장 측이 추정하는 기본소득을 위한 필요 예산은 28조원이다. 이 시장은 정부 재정의 7~8%를 구조조정해 30조원을 마련하고 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법인에 8%P 정도 증세를 해서 필요예산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연소득 10억원 이상 초고소득자에게 10% 증세를 통해 2.4조원의 세입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 관련 대표적 저술인 다니엘 라벤토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교수의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의 번역작업에 공동 참여했을 정도로 기본소득에 적극적이다. 그는 "자본주의체제의 경제는 순환이고 경제의 목적은 성장 자체가 아니라 함께 잘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 중 한명인 박원순 시장은 최근 '한국형 기본소득제'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토론회 '불평등과의 전쟁선언-위코노믹스(Weconomics) 비전 제안'에서 복잡하게 운영되는 수당 등 복지정책을 생애주기별로 기초소득으로 매칭하고 매칭 수당이 없는 경우 수당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예시로 아동 양육을 위한 아동수당, 구직기의 청년수당, 성년의 실직·질병에 대비한 실업부조제와 상병수당제, 장애수당, 노인 기초연금으로 이어지는 '복지체인'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 역시 성남시와 유사한 청년수당을 도입했지만 운영 1달만에 정부가 직권취소 한 바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미완의 촛불 시민혁명 어떻게 완결할 것인가?'에서 경제민주화 확대를 위해 "공유자원에 대한 모든 국민의 권리를 기본소득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야권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변재일 박영선 정춘숙 의원 등이 기본소득에 적극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해 6월 국회 교선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초소득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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