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장시호는 최순실이 2015년 당시 6개월 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새로운 증거로 제출했다. 이 태블릿에는 삼성 뇌물죄와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모 최순실 등이 모든 혐의를 자신의 죄로 뒤집어 씌울 것이 걱정된 장시호가 먼저 결정적 증거, '스모킹건'을 내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예를들어 검사가 수사를 받고 있는 두 피의자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조건은 두 사람이 정보를 교류 할 수 없어야 하고 자백하지 않은 피의자는 가중처벌을 받는 상황이다.
검사 : "이제 둘을 떼어놓고 취조할 겁니다. 다만 순순히 자백하면 둘 다 최대한 선처해 죄를 묻겠습니다. 자백한 사람에겐 집행유예를 구형하겠습니다. 하지만 죄를 인정하지 않는 다른 한 명은 10년형을 구형할 겁니다. 둘 다 자백하면 작은 죄에 대해서만 구형하겠습니다."
만약 두 피의자가 공모할 수 있다면 혐의를 전면 부인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진술을 알 수 없고 자신이 중형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수록 심리적 압박을 받아 자백하기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특검이 변호사 등을 통한 정보교환을 막고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구치소를 압수수색한 것은 피의자들 간 심리적 유대를 깨고 불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러 피의자들이 얽혀있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이 같은 죄수의 딜레마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장시호 뿐 아니라 안종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도 구속 이후 결정적 증거·진술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진술·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피의자들 간 신뢰가 깨지고 더욱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구치소 압수수색과 같은 조치는 피의자들 간 유대를 깨고 불신을 가중시켰을 것"이라며 "신뢰가 깨진 이상 심리적 압박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사에 효과적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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