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분단위 정리…"풍문 사실 아니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 2017.01.10 11:48

헌재 "답변서 부실 , 다시 제출하라…TV 보도 통해 못접했나" 김장수와 통화 기록도 제출 요구

박근혜 대통령 측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의 행적을 분 단위로 정리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조치에 미흡함이 없었으며 세간에 떠도는 풍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할 정도로 자료가 부실해 박 대통령 행적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세월호 침몰 인지 시점도 밝히지 않아 박 대통령 측의 시간 끌기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은 10일 헌재에서 열린 제3차 변론기일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했다. 대리인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당일 공식 일정이 없던 박 대통령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대리인 측은 "관저 집무실은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공식적인 집무실로 역대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빈번하게 이용해 온 사무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최초 사고 보고를 받은 것은 오전 10시경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관련 사고원인, 피해 상황 및 구조 상황을 보고받았다. 15분 뒤 박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상황을 파악하고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오전 10시22분에 박 대통령은 다시 김 실장에게 전화해 해당 지시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0시30분 해경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10시36분에 박 대통령은 사고상황 보고서를 받아 검토했으며 10시40분 "106명을 구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다. 10시57분에는 "133명 구조 완료"라는 보고서가 박 대통령에게 도착했다.

11시20분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로부터 "161명을 구조했으며 10시49분 선체가 전복됐다"는 구조 상황보고서를 다시 받았다. 이후 수차례 보고서가 올라왔고 오후 1시7분 "370명을 구조했고 사망자 2명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사회안전비서관 보고서를 받았다. 오후 2시11분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에 전화해 정확한 구조 상황을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오후 2시23분 해경이 구조보고가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후 2시50분 국가안보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370명이 구조됐다는 보고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고, 7분 뒤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에게 구조인원 혼선을 질책하며 다시 한번 구조 상황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오후 3시 박 대통령은 비서관에게 중대본 방문 준비를 지시했다.

오후 3시30분 박 대통령에게 "탑승자 459명 중 구조 166명"이라는 보고가 도착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해경, 해군, 민간 특수요원 300여명이 선체 수색 예정이나 조류가 심해 난항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5분 뒤 논란의 머리 손질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 측은 머리 손질에 "20여분이 소요됐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박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 준비는 오후 4시30분에 완료됐다. 이 사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박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한 것은 오후 5시15분. 이때 박 대통령은 △많은 승객들이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음. 생존자를 빨리 구할 것 △중대본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 △피해자 가족들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 △일몰 전에 생사 확인해야 하니 모든 노력 경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동시에 △특공대 투입했다는데 구조 작업 진척 정도는?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 △구조자 숫자가 200명이나 큰 차이 나게 된 이유 등을 질문했다.

대리인단은 "청와대는 중요 국가 안보시설이라 내부구조나 배치,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국가기밀에 해당해 어느 정부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각종 유언비어가 횡행해 부득이 내용을 공개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보고를 계속 받아왔고 관저 출입은 당일 오전 가글액을 가져온 간호장교(신보라 대위)와 미용 담당자 외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 측이 밝힌 자료는 청와대가 '오보·괴담 바로잡기'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와 거의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헌재는 이에 대해 "내용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오전 10시에 보고를 받아 사고 소식을 알게 된 것으로 적혀있는데 그 전에 TV 보도 등을 통해서 접하진 못했는지, 김장수 안보실장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통화 기록이 있는지 추가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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