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장충기 피의자 입건되나…이재용 바짝 죄는 특검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한정수 기자 | 2017.01.09 16:28

(종합2보)대질조사 가능성도…최순실 지원-삼성물산 합병 '대가성 거래' 확인

삼성그룹 최지성 부회장(왼쪽)과 장충기 사장/사진=김창현 기자

삼성그룹 2인자로 꼽히는 최지성 부회장(미래전략실장)과 핵심 임원 중 한 사람인 장충기 사장(미래전략실 차장)이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란히 출석했다. 두 사람은 기자들과 만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검팀이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서열 1·2위를 동시에 부르면서 이재용 부회장 소환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소환에 앞서 '증거 다지기'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물증에 부합하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는 일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상황에 따라 두 사람을 대질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이 부회장의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이날 조사과정에서 이 부회장 지시 여부를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이날 진술 태도와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입건될 가능성이 있다.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들의 신분과 신병처리 여부를 묻자 "조사 중 신분이 피의자로 변동될 수 있으며 원론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상진 사장 등을 건너뛰고 그룹의 수뇌부를 먼저 소환한 이유를 묻자 "청문회 일정 등이 고려됐고 특별한 사유는 없다"면서도 "왜 두 사람부터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특검 안팎에선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씨 지원을 주도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최씨가 운영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했다. 이는 지원에 나선 53개 대기업 중 최대 규모이며 전체 출연금(774억원)의 26.4%에 달한다. 삼성은 또 최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씨에게 220억원 지원을 약속한 뒤 80억원을 지급하고,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 같은 지원이 '모종의 대가'에 따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합병을 도와달라"는 의사를 전달하고, 그 대가로 최씨 지원에 나섰다고 보는 것이다. 이 구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게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능해지고 삼성은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자'가 된다.

당시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으로 이어지는 지시라인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됐는데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유리한 구도를 점했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는 특검팀은 2015년 7월과 지난해 2월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을 독대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최씨 지원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나와 "최씨 지원 사실을 뒤늦게 보고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을 뺀 것이다. 특검팀은 위증 고발 요청 시기와 무관하게 이 부회장 소환 날짜를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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