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대신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캠프로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른바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의 대선캠프행(行)을 두고 문재인 전 대표 측과 안희정 지사 측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8일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황이수 전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이 최근 안 지사의 대선 준비를 돕기로 확정했다. 윤태영 전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의 입'으로 불렸으며 황이수 전 비서관 역시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초대 비서 출신으로 '원조 친노'의 상징성이 큰 인물들이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은 물론 참여정부 출신으로 문 전 대표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당초 문 전 대표 측 메시지 담당으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안 지사 캠프에서 총괄실장을 담당하게 됐다. '세대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란 메시지 역시 윤 전 대변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황 전 비서관도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문 전 대표를 적극 도왔으나 안 지사가 이번 대선 준비를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자 안 지사 캠프 참여를 결정했다. 황 전 비서관은 안 지사 캠프 참여와 관련해 '안 지사가 요청을 하기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에 보이더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황 전 비서관은 캠프의 기획이나 조직 특보를 맡게 될 전망이다.
앞서 참여정부 내 대표적인 호남인사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안 지사 지원에 가세해 여러가지 해석을 낳기도 했다. 지난 총선 당시 호남에서 정계은퇴 약속까지 걸어야했던 문 전 대표에 대한 사실상 '비토'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이밖에 참여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김종민·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찍부터 안 지사의 대선행보에 앞장서왔다.
원조 친노' 인사들이 안 지사 캠프를 선택하면서 문 전 대표 측과 안 지사 측 간에는 '노무현의 적통'을 두고 갈등 기류도 감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이 안 지사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자 문 전 대표 측 핵심 인사와 안 지사 측 핵심 인사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인사는 "문 전 대표 측은 '노무현의 친구'일 뿐 아니라 당의 유력주자로 적통을 잇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안 지사 측은 친문(친문재인)과 친노는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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