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집샀다"… 30~40대, 중산층 대출 급증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6.12.27 12:00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올해 1~9월 늘어난 가계부채 60~80% 이상 집중… 부채가 소득증가율 3배 웃돌아

서울지역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 구경하려는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증가한 가계부채 60~80% 정도가 30~40대와 중산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자 대출액을 더 늘려 집을 구매한 사례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조로 가계부채 증가액이 역대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들 계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6년 12월)에 따르면 올해 1~9월 증가한 가계부채 규모는 9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79조6000억원)과 비교해 16.5%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은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4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시중은행 가계신용 잔액은 603조9000억원, 저축은행·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가계신용 잔액은 50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12.1% 증가했다.

대출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 증가율도 10.3%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한은이 보유한 가계부채 DB(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증가한 가계부채 상당부분이 30~40대 중장년층, 소득구간 3000만~5000만원 중산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30~40대 가계부채 증가액은 82조7000억원, 소득구간 3000만~5000만원 가계부채 증가액은 55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부채 증가액의 84%, 57% 수준이다.


신호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들 계층은 주로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이 커져 생활비 조달 등을 위한 대출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보다 부채 증가율이 높은 현상도 지속됐다. 올해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11.2%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3.5%의 3배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해 3/4분기 151.1%로 지난해말(143.7%)보다 7.4%포인트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개인 소득에서 세금 등 비경상지출을 뺀 개념이다.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더 늘었다는 얘기다.

차주(借主) 특성별 소득 대비 LTI(가계대출비율)는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말과 비교해 상승했다. 특히 30대(173.9%→179.5%) 자영업자(341.6%→345.8%)의 증가율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30대 차주는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43.7%가 주택매입 및 전세자금 마련 용도로 파악됐다. 이는 30대를 제외한 여타 연령대 평균치인 33.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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