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와 KB국민은행이 공동으로 2016년 12월 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KB부동산 회원 2100명(유주택자 1459명, 무주택자 6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0.9%가 2017년 집을 사지 않는 이유로 "가격이 너무 상승해 있음"을 꼽았다. 가파른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자들의 피로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공급과잉 등 주택경기 불투명 26.1% △대출금리 상승 13.5% △주거비 부담(세금, 관리비 등) 7.7% 등을 꼽았다.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첫 번째로 꼽는 이유가 달라 눈길을 끈다. 현재 집이 있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사람(28.1%)이 "공급과잉 등 주택경기 불투명"을 이유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집이 없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사람(40.3%)이 "가격이 너무 상승해 있음"을 이유로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거주자의 34.1%가, 수도권 거주자의 27.6%가, 지방 거주자의 30.0%가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이 너무 상승해 있음"을 꼽았다. 전국적인 집값 오름 현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집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거주자 중 40.1%가 "가격이 너무 상승해 있음"을 꼽았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2015년 4분기 1723만원에서 2016년 4분기 1884만원으로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3343만원에서 3709만원으로 상승했다. 실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경남논현아파트 전용면적 59.56㎡의 경우 2014년 12월 4억원에서 2016년 12월 5억5500만원으로 올랐다. 2년새 차익이 1억5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것.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해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경제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본인들의 소득에 비해 과도하다고 인식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주택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 산업 구조조정,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예고돼 수요자들이 쉽게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2018년까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는데 대도시 인기지역 외에는 주택 구입을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 정책 모기지를 확대해 수요자들에게 주택구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2017년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부작용, 경기 침체에 따른 거래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시기에 수요자의 집 구매를 돕고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정책 모기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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