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산하긴 30년만에 처음"…뜨겁던 과천 부동산 '급랭직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6.12.21 05:01

[긴급현장점검, 위기의 부동산 현주소는-①]1~2억원 올랐던 과천시 재건축 아파트…'11·3 대책' 이후 조정 국면

편집자주 | '과열에서 급랭으로' '전세난에서 역전세난으로'. 부동산시장이 극과 극 양상을 보인다. 청약 광풍, 억대 프리미엄(웃돈)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던 분양시장은 2, 3순위까지 주인을 찾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급감했고 한 달에 수천만 원 오르던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오름세 이상으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금리인상, 대출규제, 경기침체에 사회혼란까지 변수 가득한 부동산시장을 점검해본다.

@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이너
"과천에서만 30년 넘게 중개업을 했는데 이렇게 매매가 뚝 끊긴 건 처음 봐요. 8월에 한 건 거래하고 지금까지 매매 하나 못했습니다."(경기 과천시 원문동 M공인중개소)

'11·3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강남4구의 거래절벽이 현실화한 가운데 강남4구와 함께 규제지역으로 묶인 과천시 역시 거래가 급감하고 매매호가도 수천만 원 떨어지는 등 조정 움직임을 보인다.

20일 과천시 별양동, 원문동 등 재건축사업이 활발한 주공아파트단지의 공인중개소들은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매매문의로 하루에 수십 통의 전화상담을 받았지만 지난 11월3일 대책 발표 이후 문의가 뚝 끊겼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토로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과천은 서울 강남과 함께 부동산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으로 꼽혔다. 재건축 때문이었다. 과천은 현재 주공1·2·6·7-1·7-2단지 등 5개 단지 5066가구에서 재건축사업이 한창이다. 1단지는 최근 이주를 마치고 철거가 진행 중이고 2단지는 내년 1월 이주를 앞뒀다. 6단지와 7-1단지도 이주 중이거나 이주를 준비하는 단계다.

올초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3.3㎡당 평균 3760만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평균 33.6대1로 청약 1순위 마감을 하면서 강남뿐 아니라 과천의 재건축아파트 가격도 급등세를 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록에 따르면 과천주공1단지 52㎡(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 2월 6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0월에는 8억6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8개월 만에 1억7000만원이 뛴 셈이다. 주공2단지 52㎡는 3월 6억8000만원에서 10월 8억3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이 뛰었다.

주공7-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는 지난 5월 일반분양에서 평균 36.2대1로 모든 면적형이 1순위에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11·3 대책'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매매 호가는 4000만~5000만원 하락했고 거래는 실종됐다. 중앙동 S공인중개소는 "강남발 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올해 1년 동안 1억~2억원씩 다 올랐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호가가 한 달 새 4000만~5000만원씩 내려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11·3 대책'으로 과천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입주할 때까지 금지되면서 투자수요와 가수요가 빠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투자자들이 당첨 후 전매할 생각으로 묻지마 청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매가 금지되면서 웃돈으로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분양대금의 약 30%인 잔금대출도 처음부터 나눠서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분양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이후 일반분양이 예정된 과천주공 1·2·6·7-1단지의 일반분양 가격도 다소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7-1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이 단지는 입지와 사업성이 좋아 3.3㎡당 3000만원 이상 분양가 책정을 생각했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다소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당시 시장 상황을 보고 합리적인 분양가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침체기에 빠져 있지만 과천은 최근 10년 동안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 외에 새 아파트 공급이 없어 수요는 꾸준하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과천은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생활환경이 쾌적해 과천만의 장점이 뚜렷하다"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고 있어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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