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된 은행권 취업..올해 채용 절반으로 급감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6.12.21 14:11

국민·기업·신한·우리·하나은행 올 신입공채 1030명…지난해 1915명대비 '뚝'

올해 은행권의 신입직원 채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저성장·저금리가 수년간 이어지며 버는 돈을 늘리기 어렵게 되자 은행들이 쓰는 돈을 줄이고 있는데다 핀테크(금융기술) 발달로 과거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된 영향이다. 내년에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고 핀테크는 더욱 진전될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소극적인 채용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채용전형을 마친 IBK기업·KB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 등 5개 은행의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1030명으로 집계됐다.(영업점 창구에서 일하는 텔러 등을 제외한 일반직 기준) 이는 지난해 1915명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지난해 370명에서 올해 300명으로, 우리은행이 200명에서 150명으로 채용인원을 줄였다. 국민은행 역시 신입직원 수가 420명에서 24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하나·외환 통합은행 공채 1기로 500명을 선발한 KEB하나은행은 올해 채용규모를 150명으로 크게 줄였다. 기업은행도 올해 신입직원 채용 규모가 190명으로 지난해 425명 대비 절반 밑으로 뚝 떨어졌다.

은행들은 지난해초 정부의 고용 확대 주문에 화답하기 위해 채용을 일시적으로 늘려 기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채용 규모는 2014년과 비교해서도 작다. 우리은행은 2014년에 올해보다 110명 더 많은 260명을 신규 채용했다. 당시 국민은행도 신입직원으로 290명을 뽑아 올해보다 50명이 더 많았다. 기업은행 역시 2014년 신입직원 수가 220명으로 올해와 비교해 10% 이상 더 많았다.

올해 은행권 채용이 줄어든 것은 저금리로 이자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저성장 장기화로 대출을 늘리기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 길어지자 은행권이 비용 통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으로 비대면거래가 늘면서 은행 점포를 많이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에서 창구 이용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인건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정하기 쉽고 필요성도 줄어든 점포 운영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이미 2013년부터 본격화해 3년간 약 500개 점포가 순감했다. 그럼에도 순이자마진(NIM) 반등이 요원하고 부실 우려로 대출을 늘리기도 쉽지 않게 되자 은행권이 인건비 증가율을 낮추는데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 부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을 늘리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희망퇴직으로 1122명을 내보낸데 이어 이번주 10년 근속 이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NH농협은행에서도 이달 410명의 희망퇴직이 결정됐다. 최근 본격화한 은행권의 인력 감축은 내년초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에 나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부터 3년간 매해 3000명씩 늘어났던 시중은행 직원수는 지난해 450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올 상반기에는 오히려 680여명이 줄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권의 인건비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을 웃도는 현 상황에서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를 직무별 임금체계로 바꿔 성과주의 중심의 보상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인사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해야 인력채용 규모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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